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에서 법사·예결·운영·문체위원장 선거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법사위원장에는 4선 이춘석, 예결위원장에 3선 한병도, 문체위원장에 3선 김교흥 민주당 의원을 선출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관례상 운영위원장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맡게 됐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 등 표결 참여 인원 총 171명 가운데 김 원내대표는 164표, 나머지 세 의원은 166명의 찬성표를 받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은 야당이 예결위원장·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던 전례를 근거로 배분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협상 불가' 방침을 세우면서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이날 본회의 직전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 상임위원장 선출 일정을 최소 일주일 연기할 것을 제안했지만 긍정적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비워두면 상임위 정상 운영이 어려워진다"며 "현재로서는 며칠의 말미를 더 둔다 해도 협상이 진척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상임위원장 표결 직전 본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한 뒤, 규탄대회를 열고 여당 결정을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로텐더홀에서 규탄사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와 야당에 협치를 요청하는 시정연설을 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거대 야당 시절의 독주, 폭주, 횡포에서 단 한발짝도 달라지지 않았다. 민주당에게 대화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모양"이라고 맹폭했다.
그는 이어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가 드디어 시작됐다. 이재명 정권은 오늘 다시 가져간 법사위원장직으로 입법 기능을 틀어쥐고 사법부의 숨통을 끊어놓을 것"이라며 "사법부를 협박해서 이 대통령의 재판을 중단시키고 야당과 보수 진영을 특검으로 모두 단죄하려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선 대표인 김대식 의원도 "'브레이크 없는 벤츠'가 달리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힘이 잘못한 점도 있지만, 국민들이 좀 막아달라. 미워도 다시 한번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한 번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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