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석을 아십니까 40회 - 개미의 경고와 솔로몬의 웃음, 작고도 위대한 신의 섭리
이번 회차에서는 꾸란 제27장 ‘나믈(개미)’을 중심으로, 모세의 계시 장면부터 솔로몬의 지혜와 개미의 경고, 그리고 시바 여왕의 개종과 최후의 심판에 이르는 서사를 따라가며, 삶의 겸손과 신에 대한 진정한 인식이 무엇인지를 되새겼다. 특히 인간의 권력과 지혜가 자연의 작은 존재 앞에서 어떻게 겸손해질 수 있는지를 솔로몬의 일화로 보여주었으며, 진실한 신앙이 외면적 권위가 아니라 내면의 각성과 순종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다석 류영모 선생의 말씀을 통해, 참된 지혜는 모든 존재와 연결된 생명의 말(言) 속에 있으며, 그 말에 귀 기울이는 겸허함이 곧 ‘참’에 이르는 길임을 상기시켰다.
불꽃 가운데 들려온 모세의 소명: 계시의 시작
제27장 8~9절은 모세가 어둠과 추위 속에서 길을 잃은 채, 멀리서 보이는 불꽃을 향해 나아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는 그 불꽃에서 따뜻함이나 길잡이를 얻고자 하지만, 그곳에서 신의 목소리를 듣는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이 순간은 단순한 길찾기가 아니라, 신과 인간이 처음으로 직접 마주하는 계시의 여명, 곧 예언자의 소명을 받는 운명적 전환점을 상징한다.
솔로몬이 개미의 말을 듣고 웃으며 기도함: 권력자의 겸손
16~19절에서는 솔로몬이 새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개미의 말을 들은 뒤 웃으며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는 장면이 묘사된다. 특히 개미가 "군대에 밟히지 않도록 숨자"고 말하자, 솔로몬은 그 소리에 반응해 미소 짓는다.이 장면은 권력자가 미물의 소리조차 경청할 줄 아는 겸손한 지혜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솔로몬의 웃음은 오만이 아니라 신의 은총에 대한 인식, 생명의 언어에 귀 기울이는 존재 감수성의 표현이다.
즉, 진정한 리더는 힘이 아니라 공감과 겸허함으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감사는 자기 영혼에 하는 것” – 은혜에 대한 자각과 책임
40절에서는 시바 여왕의 왕좌가 기적적으로 솔로몬 앞에 옮겨진 직후, 솔로몬은 이렇게 고백한다:“감사하는 자는 자신의 영혼에 감사하는 자요, 은혜를 망각하는 자는 하나님의 은혜를 거역하는 자다.”
이 말씀은 신이 주신 능력이 자랑이 아닌 시험임을 깨닫는 겸허한 통찰이다.
기적을 이룬 직후에도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은혜에 대한 섬세한 자각과 감사로 반응하는 솔로몬의 태도는 진정한 신앙의 본질을 보여준다.
심판의 나팔: 죽음은 끝이 아닌, 진실을 비추는 질문의 시작
87절에서는 “나팔이 울리는 그날, 모든 존재가 공포에 휩싸이나, 하나님의 뜻이 있던 자들은 예외라…”이 구절은 부활의 나팔 중 하나로, 심판의 날의 도래를 알리는 장면이다.
죽음 이후의 세계는 끝이 아닌 진실을 묻는 시작이며, 다석 류영모 선생은 이를 “죽음은 끝이 아니라, 질문의 시작”이라 표현했다.
이 날은 단지 두려움의 날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진실하게 살았는가를 비추는 영혼의 거울이다.
그 앞에서는 겉치레나 위선이 통하지 않으며, 오직 마음의 정직함과 삶의 진실성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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