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정원장 "책임질 부분 진솔하게 털어내는 과정 거쳐야"

취임사서 "국가·조직 헌신할 수 있는 환경 만들 것"

국회 정보위, 李정부 첫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대북·안보 관련 질의를 위해 비공개로 진행되는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석 신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이 '일 잘하고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지난날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 우리가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털어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25일 취임사를 통해 "국정원에 대한 엄격한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투명성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지금까지 많은 국민이 오직 국가 안보와 국익 증진에 매진해야 할 국정원 조직 중 일부가 때때로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하며 본연의 자세를 잃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은 전면에 나서는 기관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부의 정책 수행을 뒷받침하는 기관"이라며 "민주공화국에서 정보 기관에 대한 법과 제도에 의한 통제와 제한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정치화를 부추기고 전문성 제고를 저해하는 요소들을 적출하고 과감히 혁신해 국가와 조직에 헌신할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환경을 만들어가겠다"며 "국정원이 국민 목소리에 부응하는 보다 유능한 정보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 직원과 한마음이 돼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국정원이 완수해야 할 시대적 소명으로 '안전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 만들기'와 '국익중심 실용외교 지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남북 관계는 언제 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악화돼 있다"며 "국민 안전 증진과 '코리아 리스크' 감소를 위해 대북 정보 역량을 총동원해 튼튼한 국가 안보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남북 간 군사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돌파구를 열어나가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각국의 경제 동향, 특히 글로벌 공급망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이슈 등 우리 경제에 직결되는 해외 경제 동향에 대한 정보 수집과 정확한 분석 및 미래 진단 등을 통해 글로벌 통상 위기 극복을 지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국정원 고유의 역할인 국가 방첩 활동과 함께 대테러, 국제 범죄 차단, 국민 안전 관련 예방 정보 활동, 감염병·기후 변화 등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흥 안보 위협에도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3일 국회 정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이 원장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이 원장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