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7월 1일부터 파생상품시장에서 원화 이자율 스왑 거래의 10% 이상을 KOFR로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 씨티은행 등이 참여합니다.
KOFR은 '시장에서 실제로 사고파는 가격의 평균'과 비슷합니다. 금융기관들이 하루 동안 국채, 통안증권 등을 담보로 하는 거래에서 적용된 금리를 평균 낸 지표금리입니다. 매일 거래되는 금리여서 시장 상황을 바로 반영하고 조작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무위험·실거래 기준금리로 '글로벌 표준화'
그동안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주로 CD금리(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해 왔습니다. CD금리는 증권사들이 제시한 금리의 평균값으로 정해집니다. 실거래보다 호가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오랫동안 대출, 예금,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기준금리로 사용돼 금융 시스템에 깊이 뿌리내려 있습니다.
리보(LIBOR) 조작 사건 이후 전세계는 '실제 거래에 기반한, 조작이 어려운 기준금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리보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오랫동안 기준금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2012년 일부 글로벌 은행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리보금리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후 미국은 SOFR, 영국은 SONIA, 유럽은 STR 등 실거래 기반 무위험 지표금리를 속속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2021년부터 KOFR 산출을 개시했지만 CD 수익률이 금융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80%를 웃돌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위는 7월부터 파생상품시장에서 원화 이자율 스왑 거래의 10% 이상을 KOFR로 체결하도록 금융권에 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KOFR은 실제 거래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에 시장이 불안정할 때 금리 변동이 커질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CD금리를 써온 은행과 투자자들은 새로운 시스템 구축, 교육, 계약서 등을 바꿔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초기에는 혼란이나 비용 발생이 불가피합니다.
스왑 중앙청산 본격화…국제 경쟁력 '쑥'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은행이 채권을 발행하거나 자금을 조달할 때 더 낮고 공정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KOFR는 해외 투자자의 신뢰도를 높여 해외 자금 조달, 외화채권 발행 등 다양한 국제 금융거래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금융위는 민·관 합동 작업반, 지표금리·단기자금시장협의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KOFR을 모니터링 해나갈 계획입니다. 다음 회의에서는 KOFR 이자율 스왑 거래 중앙 청산 서비스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는 10월을 목표로 KOFR 이자율 스왑 거래 중앙 청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여러 은행과 금융기관이 이자율 스왑 거래를 할 때 중앙 청산 기관이 중간에서 서로 갚아야 할 돈을 정리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공신력 있는 중개인이 생기며 거래 금융사가 부도가 나도 중앙 기관을 통해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은행의 위험가중치와 자기자본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은행연합회 차원에서도 KOFR 도입을 권하고 있습니다. 주요 은행장과 한국은행 총재가 한 자리에 모인 23일 'KOFR 활성화'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는 국내 금융권이 KOFR 도입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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