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없는 전쟁의 시작"…CNN, 한국전쟁 75주년 6가지 사실 재조명

  • 美 대통령의 군사력 단독 행사 권한 선례…'끝나지 않는 전쟁' 출발점

  • 한국전쟁, 中 대만 침공 계획 좌절시켜…대만 대신 北에 軍 병력 투입

6·25 전쟁 75주년인 25일 경기도 오산시 죽미령평화공원을 찾은 학생들이 유엔 스미스 특수임무부대의 행군 모습이 새겨진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25 전쟁 75주년인 25일 경기도 오산시 죽미령평화공원을 찾은 학생들이 유엔군 스미스 특수임무부대의 행군 모습이 새겨진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25 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아 미국 CNN은 24일(현지시간) “한국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의 거대한 그림자에 가려진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라며 이 전쟁의 의미와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여섯 가지 사실을 소개했다.

CNN이 언급한 여섯 가지 사실은 △전쟁을 선언하지 않은 미국 △미군의 평양 점령 △미군, 북한에 세계 2차대전보다 더 많은 폭탄을 투하 △북한이 소련과 스탈린에게 남침 승인 요구 △흡수 통일 위험에 처해 있던 대만이 한국전쟁으로 기사회생 △사상 첫 제트기 간 근접전 발생 등이다.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이 38선을 넘어 침공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16개국이 한국을 지원했고 중국은 북한 측에 참전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체결되며 전투는 멈췄지만 평화협정이 아닌 정전협정이기 때문에 한국전쟁은 여전히 법적으로 종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관련해 CNN은 한국전쟁이 미국 역사에서 “전쟁 없는 전쟁” 개입의 선례를 남겼다고 분석했다. 미 헌법상 의회만이 전쟁을 선포할 수 있지만 당시 해리 트루먼 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의회 동의 없이 군을 파병했다. 이후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미국의 대외 군사 개입은 모두 ‘경찰행동’이나 ‘무력 사용 승인’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다.
 
미국 역사학자 메리 두드지학 에모리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 전쟁은 미국이 공식적인 전쟁 선포 없이 치른 최초의 대규모 해외 분쟁으로 오늘날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선례를 만들었다”며 “한국전쟁은 오늘날 ‘끝나지 않는 전쟁(forever wars)’ 시대를 가능하게 만든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당시 미군은 평양을 일시 점령하기도 했다. 1950년 10월 19일 미 육군 제1기병사단과 국군 제1사단이 평양에 진입했으며 사흘 뒤인 10월 22일에는 미 8군이 김일성의 본부 건물에 전진사령부를 설치했다. 한 미군 정보장교가 김일성의 책상에 앉아 있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남아 있다. 하지만 11월 말부터 중국군이 본격 참전하면서 미군은 12월 5일까지 평양에서 철수했다.
 
아울러 CNN은 한국전 당시 미군이 북한에 투하한 폭탄 규모가 63만5000 톤에 달한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역사학자 찰스 암스트롱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태평양 전역에 투하한 50만 톤보다 많은 양이다. 당시 북한 전역의 주요 건물 대부분이 파괴됐으며, 러시아 기록에 따르면 폭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28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 발발의 외교적 배경도 재조명됐다. 북한 김일성은 1949년 3월에 처음으로 소련에 남침 허가를 요청했으나 미국과의 분쟁 연루를 우려한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서기장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이후 김일성은 미군 철수 이후 1950년 4월 모스크바를 다시 찾아 남침 승인을 받았다. 다만 스탈린은 마오쩌둥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동의를 조건으로 내세웠고, 마오쩌둥이 이에 응하면서 전쟁 개시의 외교적 기반이 완성됐다.
 
한국전쟁은 대만의 운명도 바꿨다. 중국은 1949년 대만 침공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한국전 발발 직후 미 해군 제7함대가 대만해협에 배치되며 중국 인민해방군의 작전이 차단됐다. 중국은 대만 침공 대신 25만 명 이상의 병력을 북한 전선에 투입했고 이로 인해 미국과 한국군은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중국군도 18만 명 이상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전사(戰史)상 첫 제트기 간 공중전도 한국전쟁 중 벌어졌다. 1950년 11월 8일 압록강 근처 신의주 상공에서 미 공군 F-80 슈팅스타와 소련제 MiG-15가 교전했으며 이튿날 미 해군 윌리엄 아멘 중령이 MiG-15를 확실히 격추시킨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 미국은 F-86 세이버 전투기를 전장에 투입했고, ‘MiG 앨리(MiG Alley, 미그 골목)’라 불린 한중 국경 지대의 공중전에서 미 공군기가 미그기를 8대1의 격추 비율로 압도했다고 미 공군 박물관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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