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 기관 "이란핵 핵심요소 파괴 안돼" vs 백악관 "가짜 뉴스" 공방

  • 백악관 "완전히 잘못돼…트럼프 깎아내리려는 시도"

22일현지시간 이란 곰주 근처의 지하 핵 시설을 미국이 공격한 후 공개된 포르도 지하 핵시설의 위성사진 사진EPA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이란 곰주 근처의 지하 핵 시설을 미국이 공격한 후 공개된 포르도 지하 핵시설의 위성사진 [사진=EPA·연합뉴스]

미국이 지난 주말 이란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등으로 타격했지만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는 파괴되지 않았다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가 나왔다고 CNN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DIA가 미군 중부사령부의 ‘전투 피해(이란의 피해) 평가’를 근거로 작성한 초기 평가에서 이란 핵 시설 3곳에 대한 공습이 핵 프로그램을 단지 수개월 지연시키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초기 평가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은 CNN에 이란이 생산해 보유하고 있던 농축우라늄이 파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핵심 설비인 원심분리기가 대체로 보존됐다면서 “DIA의 평가는 미국이 아마도 (이란 핵 프로그램을) 최대 수개월(a few months) 퇴보시켰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군은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한밤중의 망치)로 명명된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에서 B-2 폭격기를 활용한 벙커버스터 투하,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 등으로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3곳의 핵시설을 타격했다.
 
CNN에 따르면 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는 3개 이란 핵시설의 피해가 대체로 지상 구조물에 국한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주요 지하 시설은 큰 타격을 입지 않았지만 전력 인프라와, 우라늄을 폭탄 제조에 쓰이는 금속 형태 물질로 변환하는 시설 등 지상 시설들은 심하게 파괴됐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교수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지하 핵시설은 상당 부분 온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시설은 향후 핵 프로그램을 신속히 재건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백악관은 관련 평가 보고서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평가 내용에 대해서는 “완전히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일급비밀’로 분류된 문건이 정보기관 내 하급 직원에 의해 유출됐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깎아내리고,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전투기 조종사들의 노력을 폄하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만파운드(약 13.6톤)짜리 폭탄 14개를 목표물에 완벽하게 투하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에어포스원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우리는 완벽한 타격을 가했다”며 “해당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이번 작전에 대한 기밀 브리핑 일정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상원 브리핑은 26일, 하원 브리핑은 27일에 열릴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