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 외교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명백한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내 '외교안보 역량 강화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토 참석을 재고해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동 사태로 인한 안보·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제 공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계기가 될 수 있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3년 만에 불참하게 된다면 동맹국인 미국을 비롯해 유사입장국(like-minded countries)들은 한국이 한반도 이외 국제 사안에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을 대신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여러 가지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해 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어 "우방국들과 함께 시장경제, 민주주의, 인권 등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던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후퇴하는 것이 아닌지, 더 나아가 대한민국 외교의 무게추가 중국과 러시아 쪽으로 기우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으로 유럽의 안보가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상황, 북·중·러 연대에 이란이 합류할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이 시점에 우리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어리석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도 현 정부가 우크라이나, 대만, 중동 등 글로벌 이슈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북한을 위시로 한 한반도 이슈에만 매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깊다"며 "이것이 현실화 한다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은 축소될 것이고, 일본이 지역 주도권을 공고히 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흔들리는 대한민국 외교를 바로 잡기 위해 국민의힘 내 '외교안보 역량 강화 특별위원회'를 구성, 외교안보 이슈에 사안별로 꼼꼼하게 검토해 정부에 조언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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