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수일 내 美상무와 온라인 회담...무역협상 해결할 것"

  • 베트남, 중국 공급망 의존 줄이기 위한 노력 가속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후 베트남 하이퐁 항구에 정박한 화물선에 컨테이너가 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후, 베트남 하이퐁 항구에 정박한 화물선에 컨테이너가 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베트남 정부가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주요 쟁점들이 남아 추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은 베트남에 중국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특히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에서 중국산 첨단기술 부품 사용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9~12일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제3차 무역 협상에서 “베트남과 미국 협상팀이 많은 진전을 이뤄 모든 협상 분야에서 차이를 좁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산업무역부는 “양측이 솔직하고 건설적인 자세로 양국 주요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서로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핵심 쟁점들은 여전히 조율되지 않아 추가 분석과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수일 내 응우옌 홍 지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간 온라인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은 미국은 베트남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중국 기술 사용을 줄이도록 베트남을 압박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베트남은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기업의 생산 거점으로 이들 기업은 상당 부분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의 대중 전자 부품, 휴대전화 등 IT 제품은 약 440억 달러(약 60조원)로 전체 대중 수입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중국산 부품 사용을 줄이고 베트남 자체 생산 부품 공급을 늘리기 위해 베트남 내 기업들과 회의를 이어오고 있다.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협조 의사를 밝혔지만 시간과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즉각적인 변화는) 사업을 망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의 공급망 전문가인 카를로 키안도네는 “베트남은 중국 공급망의 규모와 정교함을 어느 정도 완전하게 따라잡는 데서 중국보다 약 15∼20년 뒤처져 있다”면서도 섬유·전자 등 핵심 분야에서는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베트남은 산업 생태계를 발전시켜 왔으나 중국 공급망의 기술과 저렴한 단가를 따라잡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상호관세 '46%' 압박 

내달 초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제시한 상호관세 90일 유예 기간이 끝날 예정인 가운데 그때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다면 베트남을 상대로 46%의 초고율 상호관세가 발효된다. 이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양측은 그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생산 기지도 대거 위치해 있는 만큼 베트남의 관세 여부에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베트남은 미국의 무역불균형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이달 초 30억 달러(약 4조1000억원) 규모의 옥수수·밀 등 미국산 농산물 구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중국산 상품의 베트남을 통한 대미 우회 수출을 막으라는 미국 요구에 중국산을 베트남산으로 둔갑시키는 불법 환적 등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달 말 베트남 내 기업의 중국산 자재·부품 사용을 줄이고 생산·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라는 등의 ‘방대하고 강력하며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제시하면서 베트남 정부는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베트남 정치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은 이달 말쯤 방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라고 관계자들이 로이터에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문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한편 상호관세 유예 기간에 수출 물량이 몰리면서 베트남의 대미 수출과 무역흑자 모두 크게 늘었다. 베트남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베트남의 대미 수출과 무역흑자는 138억 달러(약 18조8000억원), 122억 달러(약 16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2%씩 급증했다. 올해 1∼5월 수출도 570억 달러(약 77조7000억원)로 약 30% 늘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