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시위 당일, 美민주 주의원 2명 피격 사상...'정치적 동기'

  • "미네소타 주 의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온 두 의원을 표적으로 삼아"

무장한 FBI 요원들이 미네소타주 브루클린 파크에 위치한 멜리사 호트먼 의원을 공격한 총기 난사범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무장한 FBI 요원들이 미네소타주 브루클린파크에 위치한 멜리사 호트먼 의원을 공격한 총기 난사범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 주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과 배우자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워싱턴DC)과 미국 전역에서의 반(反)트럼프 시위가 동시에 개최되는 날 발생한 것으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며 미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과 극단주의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미네소타주 주의회 하원의장을 지낸 멜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의 남편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새벽 미니애폴리스 외곽 브루클린파크에 있는 이들 부부의 자택에서 새벽 시간대에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2시경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총에 맞은 호프먼 부부를 발견했다. 호프먼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또한 인근 도시 챔플린에 거주하는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도 같은 용의자의 총격을 받고 부상을 입었다. 호트먼 의원과 호프먼 의원 모두 민주당의 미네소타 지부인 민주농민노동당 소속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경찰과 유사한 복장과 차량을 동원해 신분을 위장했으며, 그가 사용한 차량에서는 총격 피해자 외에 다른 의원과 공무원의 명단, 그리고 트럼프 반대 시위 전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미네소타 전역에서 예정된 반(反)트럼프 시위에 참석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시위 주최 측은 모든 지역 시위를 전면 취소했다.
 
변호사 출신의 호트먼 의원은 2004년 첫 주의원에 선출된 이후 20년간 활동했고, 최근까지 주하원의장을 지내는 등 미네소타 정계 민주당 진영의 지도급 인사로 자리매김해왔다.
 
2012년 선출된 호프먼 상원의원은 상원 인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이 민주당과 공화당이 비슷한 의석을 가진 미네소타 주 의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온 두 의원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고 했다.
 
미네소타주 의회 상원은 전체 67석 중 민주농민노동당은 34석, 공화당은 33석이고, 하원은 134석 중 공석인 1석을 제외하고 공화당과 민주농민노동당이 각각 67석과 66석을 나눠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사건)는 주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표적 공격으로 보인다”며 “팸 본디 법무장관과 연방수사국(FBI)은 이 상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관련자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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