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 '역대 최고'…"중소 비제조업 불황"

  • 한국은행,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 발표

  • 전반 기업 매출액은 -2.0%→4.0%까지 개선

  • 이자보상비율 100%·0% 미만 기업 비중 역대 최고

  • 중소 도소매업·부동산업 영업이익 타격 받아

연합뉴스
[연합뉴스]
중소 비제조업 불황이 짙어지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28%를 넘기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부 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3만4167곳) 중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40.9%로, 전년(39.0%)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2013년 관련 통계 편제 후 최고치다.

영업적자를 기록해 이자보상비율이 0%를 밑돈 기업 비중도 2023년 27.0%에서 지난해 28.3%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역시 2013년 이후 가장 높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보다 작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는 뜻이며, 0%보다 작으면 영업적자를 냈다는 뜻이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다만 전체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은 2023년 221.1%에서 지난해 298.9%로 높아졌다. 일부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급증하면서다. 

정영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지표가 좋아졌지만, 개별적으로 보면 중소기업 영업이익 증가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이 83% 정도로 많고 그중 비제조업이 많다"며 "도소매업과 부동산업 쪽의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2023년 -2.0%에서 지난해 4.2%로 높아졌다.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5.2%, 비제조업은 운수·창고·도소매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3.0% 각각 매출액이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2.8→4.4%)과 중소기업(1.4→3.2%)의 매출액 증가율이 나란히 상승했다. 연간 총자산증가율도 2023년 5.4%에서 지난해 6.5%로 올랐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지난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5.4%)과 세전순이익률(5.2%)은 2023년의 3.8%, 4.5%와 비교해 모두 상승했다.

제조업은 영업이익률이 3.3%에서 5.6%로, 세전순이익률이 5.2%에서 6.3%로 각각 상승했다. 비제조업은 영업이익률이 4.4%에서 5.1%로, 세전순이익률이 3.6%에서 3.8%로 각각 높아졌다.

대기업(3.6→5.6%, 4.8→5.7%)은 영업이익률과 세전순이익률이 올랐다. 그러나 중소기업(4.8→4.6%, 3.4→3.0%)은 내렸다.

기업들의 부채 비율은 2023년 102.0%에서 지난해 101.9%로 소폭 하락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28.7%에서 28.3%로 낮아졌다.

정 팀장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기업의 실적이 2023년에 악화됐다가 지난해 개선됐다"면서 "이들이 비중이 크다 보니 전체 기업의 성장·수익성 지표가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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