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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멕시코산 철강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일정 수입량까지 면제하는 방안을 멕시코와 협의 중이고 합의가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외국산 철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멕시코에 대해 쿼터(할당량)제를 하나의 해법으로 협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 등 주요국들과의 협상 방향이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철강 수입업체가 일정 수준 이하로 총수입 할당량을 유지하는 조건을 준수할 경우 멕시코산 수입 철강에 붙는 50%의 관세를 면제해 주는 방향으로 멕시코 경제부와 협의 중이다.
이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양국 간 체결됐던 고율 관세 철폐안과 유사한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였던 2019년 미국은 멕시코와 2015~2017년 평균 수준을 초과하는 수입량을 방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앞서 2018년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멕시코와 캐나다 정부 역시 미국산 농산물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맞섰다.
이후 2019년 5월 북미 3국은 물밑 협상을 거쳐 관세를 없앴고, 자유무역협정(FTA)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통해 무관세 적용 규모와 물품 등을 세분화했다.
블룸버그는 “총수입 할당량은 과거 교역 규모를 기준으로 삼되 1기 정부 때 설정된 상한선보다는 높을 것”이라며 “해당 상한선은 고정된 수치가 아닌 수입 급증 방지 목적에 맞춰 설계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입장에서 멕시코(12.9%)는 캐나다(16%), 중국(15.4%)에 이은 철강 3위 수입 대상국이다.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산 철강 약 320만t을 수입했다. 또 멕시코도 미국산 철강 352만t을 들여왔다.
북부 국경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 생산 라인이 밀집한 멕시코 역시 미국산 철강을 대거 수입하고 있다.
멕시코 경제부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대(對)멕시코 흑자 규모는 68억9700만 달러(10조원 상당)에 달한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 방송인 ‘라디오포르물라’ 인터뷰에서 “미국이 멕시코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는 정치적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차 말했지만 미국이 멕시코에 수출하는 (철강) 양이, 우리가 들여오는 미국산보다 더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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