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티빙·웨이브 결합 조건부 승인…"내년 말까지 현행 요금제 유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공정거래위원회는 CJ ENM·티빙의 임직원이 웨이브 임원 지위를 겸임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신고에 대해 조건부 승인한다고 10일 밝혔다. 내년 말까지 현행 요금제을 유지하는 한편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할 경우에도 가격·서비스 내용이 유사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CJ ENM·티빙은 웨이브의 이사 8명 중 대표이사를 포함한 5명, 감사 1명을 자신의 임직원으로 지명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한 뒤 지난해 12월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공정위는 티빙과 웨이브 모두 OTT 사업을 영위하는 경쟁회사 간 결합인 만큼 수평결합이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또 CJ ENM 등이 티빙과 웨이브에 동영상 콘텐츠를 공급하는 만큼 수직결합, 웨이브가 속한 기업집단 SK의 소속회사가 이동통신 서비스와 IPTV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판매하는 만큼 혼합결합도 각각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국내 OTT 시장에서 구독료 인상과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OTT 시장 상위 4개 업체가 3개 업체로 축소돼 시장 집중도가 증가해 가격 설정 능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티빙의 경우 지난해 OTT 시장 점유율(이용자 수 기준)은 21.1%로 2위, 웨이브는 12.4%로 4위다.

또 티빙과 웨이브에 대한 충성 구독자층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프로야구 리그(KBO) 독점 중계, 실시간 방송 채널 등 각 OTT 사업자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차별화 됐기 때문이다. 만일 티빙과 웨이브를 각각 이용할 수 있는 단독상품을 없애고 결합상품만 출시할 경우 구독요금이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 로고. [사진=각 사]
티빙과 웨이브 로고. [사진=각 사]
이에 공정위는 티빙과 웨이브가 운용하고 있는 현행 요금제를 2026년 말까지 유지하도록 했다. 만일 이 기간 티빙과 웨이브를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할 경우 요금 인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현행 요금제와 유사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한 뒤 내년 말까지 이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현행 요금제에 가입했던 소비자가 통합 OTT 동영상 서비스 출범 이전에 현행 요금제에 가입된 경우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만일 현행 요금제에 가입된 소비자가 통합 OTT 동영상 서비스 출범 이후 현행 요금제를 해지하고 1개월 내에 재가입을 요청할 경우 이를 허용해야 한다.

이번 시정조치는 '기업결합 시정방안 제출제도'를 통해 티빙과 웨이브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제출한 시정방안을 참고하고 전문가 의견 조회 등을 거쳐 마련됐다.

국내 OTT 시장과 콘텐츠 공급시장간 수직결합, OTT 시장과 이동통신·유로방송 시장간 혼합결합은 각각 봉쇄효과 우려가 낮고 경쟁사업자 배제 우려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박설민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OTT 사업자 간 수평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격인상 효과 등을 차단해 OTT 구독자들의 피해를 예방한 것"이라며 "콘텐츠 수급·제작 역량을 높이기 위한 기업결합 취지를 살려 궁극적으로 OTT 구독자들의 후생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결합 시정방안 제출제도를 활용해 행태적 조치를 부과한 첫 사례인 점도 의의가 있다"며 "향후 OTT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에상되는 만큼 공정위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 경쟁과 혁신성장이 촉진될 수 있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법 위반행위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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