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 굵기의 백만분의 일, 원자보다 작은 미시세계의 거리를 수치화할 수 있는 '양자거리' 측정 방법을 개발했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김근수 연세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양범정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 고체 물질 속 전자의 양자거리 측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양자거리란 미시세계 입자들 간에 얼마나 닮았는지를 수치로 나타내는 물리량을 일컫는다. 두 입자가 완전히 똑같은 양자 상태일 때 최솟값은 0을, 완전히 다르면 최댓값 1을 가진다. 양자거리는 대부분의 양자 분야에서 필수적인 정보로 여겨진다.
이에 전세계적으로 이를 정확히 측정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고체 속 양자거리를 간접적으로 측정한 사례만 보고됐다.
양 교수팀과 김 교수의 실험 그룹은 각각 5~10년 간 발전시킨 결과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 고체 속 양자 거리를 직접적이고 완전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양 교수팀은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물질인 흑린에 주목했다. 이들은 전자의 양자 거리가 위상차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위상차란 두 파동의 최고점이나 최저점이 서로 얼마나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지를 의미하는 말이다.
실험 그룹인 김 교수팀은 흑린 속 전자 위상차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이를 통해 양자거리를 정밀하게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김 교수와 양 교수팀은 "오류 없이 정확하게 동작하는 양자 기술 개발에도 정확한 양자거리 측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성과는 양자컴퓨팅, 양자 센싱과 같은 다양한 양자 기술 전반에 기초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6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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