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동원한 계엄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며 대국민 반성문을 발표했다. 아울러 대선 패배 후폭풍에 휩싸인 당을 두고는 "쇄신과 재창당 운동에도 돌입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12월 3일 이후 혼란스러웠던 지난 6개월간 충분한 반성과 사과를 전달해 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라도 상황을 정리드리고 반성과 사과의 말씀을 올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식적인 사과가 늦어진 배경에 대해 "계엄 선포 직후부터 이러한 점을 신속히 공유해 드리고자 했지만 갑자기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탄핵재판이 시작됐다. 이어서는 조기 대선이 열렸다"며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당내 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개별적인 발언을 자제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 당시를 언급하며 "저는 운 좋게 12월 3일 국회 담을 넘어서 계엄 해제에 참여했지만, 저의 동료들은 저처럼 운이 좋지 못했다. 그 당시 저희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 소통은 매우 큰 혼선에 빠졌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튿날) 아침에 열린 긴급의총에서 우리는 모두 한 목소리로 계엄에 반대했고, 대통령의 조기 하야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모두 인식하고 논의했다"며 "이 점만은 진정 분명하다는 점을 설명해 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 있어 "국민의힘은 탄핵을 일방적으로 반대하진 않았다"며 "1, 2차 탄핵안은 그 자체가 상당히 부실하고 문제가 많았다. 독소조항이 많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래서 3, 4차 탄핵안을 기다리면서 상황을 안정시키고자 했었지만 2차 탄핵안이 별다른 준비도 없이 통과되면서 상황은 통제 불능에 빠져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헌법 절차의 과속은 불안을 유발했다. 탄핵 과정의 졸속은 파국을 가져왔다"면서 "이러한 일이 벌어진 근저에는 당내 분열이라는 저희 당 내부의 내재적 결함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분열 속에 깜깜이 탄핵소추를 열었고, 혼란은 너무나 크게 증폭돼 버렸다"며 "더 나아가서 이 안타까운 당내 분열 속에서 '탄핵반대당'과 '계엄옹호당'이 아니냐는 낙인까지 저희 스스로 찍게 됐다. 그리고 이 낙인이 이번 대선 패배까지 여전히 작용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졸속 탄핵소추를 열어버린 점, 그리고 스스로 탄핵 반대의 낙인을 찍어버린 점, 그래서 대선 패배로 이어진 점, 이 일련의 모든 사안들에 대해 너무도 깊이 죄송하다"고 전했다.
특히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파탄나지 않도록 새롭게 신발끈 조이겠다"며 "당내 쇄신과 재창당 운동에도 돌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사과와 반성을 시작하는 첫 움직임은 쇄신과 재창당 운동"이라며 "보수 우파 정당은 이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저의 작은 도전이 밀알이 되도록 하겠다"며 국민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이날 대국민 사과는 이후 릴레이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저희 반성 행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동참 의사를 밝힌 의원이) 몇 분 계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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