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반기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 리스크를 점검하는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정례 회의지만 올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시기와 겹친 만큼 이들 기업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서 윤석열 정부 때도 주요 기업은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탠 바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17~19일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 회의를 연다.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글로벌 전략 회의는 각 부문장 주재 하에 사업 부문별, 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을 가다듬는 자리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노태문 부문장 직무대행 주재로 17일 모바일경험(MX)사업부, 18일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 19일 전사 등의 순으로 회의를 연다. 회의에서는 상반기 영업 성과를 공유하고 하반기 신제품 지역별 출시 계획과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한다. 특히 올해는 미국의 전자 제품 관세 정책에 대한 지역별 리스크를 살피고, 대응 전략도 모색한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전영현 DS 부문장 주재로 18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도 이르면 6월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글로벌 생산·판매 현황 및 주요 시장별 전략을 재점검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매년 상반기(6~7월)와 하반기(11~12월)에 각각 국내에서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경영 현안 논의 및 글로벌 전략을 수정하는 시간을 갖는다. 각 사 대표이사 주재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에 따른 대응 전략과 전기차 캐즘, 중국의 전기차 약진 등에 대한 대응 전략을 고민할 예정이다.
SK그룹도 이달 13∼14일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리밸런싱(구조조정) 상황을 점검하고 사업 계획을 논의한다. LG그룹도 매년 해온 투자점검회의를 진행 중이다. 올해는 상반기마다 열던 전략보고회를 생략하는 대신 투자점검회의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주요 그룹들의 전략 회의가 새 정부 출범 시기와 맞물린 만큼 추가 투자 계획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에도 새 정부 출범 후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에는 5대 그룹(삼성, SK, 현대차, LG, 롯데)과 포스코, 한화, GS 등이 1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도 주요 기업들이 중장기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새 정부 출범에 화답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를 선언하고 기업인들의 성장을 앞세운 만큼 경제계가 거는 기대도 크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선서를 통해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면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활동을 보장하고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며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성장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받침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정책 기조가 바뀌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원활한 경영 활동을 위해 체크할 부분이 많다"며 "향후 투자 계획도 신중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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