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원내대표로서 저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국민들께서 내려주신 매서운 회초리를 겸허하게 수용한다. 김문수 후보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넘어 지난 윤석열 정부 3년의 실패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총체적 심판을 받았다"며 "22대 총선 참패 이후 심화됐던 당내 계파 갈등과 분열이 우리 지지자들의 원팀 단결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당을 향해서는 "이제 더 이상 분열은 안 된다. 하나가 돼야 한다"며 "이제는 정말 중도와 보수가 화합하고 쇄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부터 깊이 성찰하면서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있을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3대 특검법(내란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채해병특검법)과 검사징계법 처리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과연 이것이 새 정부 1호 법안이어야만 했는가 그런 안타까움이 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오늘만큼은 민주당에 진심으로 고언을 드린다"며 "민생과는 거리가 먼 무더기 특검법이나 정치 보복적 검사징계법을 여당 복귀 기념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과연 새 정부의 출범과 성공에 도움이 될 것 같냐"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도 여당을 해봤다"며 "돌이켜보건대 대통령 임기 첫날이 가장 힘이 넘치는 날이었다. 가장 힘이 있을 때, 가장 국민에게 혜택이 고루 돌아가는 의미 있는 민생 정책과 법안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되돌아보건대 그때는 힘이 있어서 걱정과 비판의 목소리는 묻혔고 잘했다는 박수 소리가 귀에 더 크게 들렸다"면서 "그런데 국민들은 하나하나 지켜보고 계셨다. 지나고 나서 아차하고 후회해 봐야 돌이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야당이 아니라 여당이다. 여당이 무거운 책임감을 인식할 때, 새 정부도 잘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앞서 이날 오전 당초 예정돼 있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비공개 전환해 진행했다. 대선 패배 이후 당 일각에서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나왔던 가운데 해당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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