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축은행 점포 축소 흐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3개 영업점을 축소한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올해도 점포 두 곳을 닫을 예정이다. 수익성 악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 속에서 대면 영업망 필요성이 줄어든 영향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오는 8월 1일 올림픽지점 영업을 종료하고 잠실지점과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달 중순 종로지점과 명동지점을 7월에 통합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추가로 점포 하나를 더 줄이는 것이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점포 통폐합 공지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점포를 감축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강남과 전주 지점을 인근 지점과 통합하고, 7월에는 청담지점 문을 닫았다. SBI저축은행은 "수익성 악화와 고객 수 감소, 그리고 경영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 실적·자산 지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807억9900만원으로 전년(890억5600만원)보다 9.3% 감소했다. 총자산 규모도 타 저축은행 평균 감소율인 2%대보다 두 배가량 높은 4.4%에 달해 올해 1분기 13조4074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약 12년간 지켜온 저축은행업계 자산 1위 순위도 OK저축은행에 내주게 됐다.
점포 축소 흐름은 SBI저축은행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업계 전반에 걸쳐 오프라인 영업망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보다 점포 3곳이 줄어 18개 지점만 운영 중이다. 업계 최초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페퍼저축은행은 점포 5곳만 남아 있으며 인수합병을 논의 중인 상상인저축은행 지점 수는 현재 3곳에 불과하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전체 점포 수(출장·사무소 포함)는 2019년 305개에서 지난해 말 259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사이에 점포 17.8%(46개)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디지털 금융 확산과 비대면 거래 일상화로 저축은행 점포 운영 필요성은 더 줄어들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방문 고객이 크게 줄어 점포 통폐합이 필요한 상황"며 "디지털 전환과 경영 효율화가 업계의 주요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아 영업점 감축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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