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해경청·서울세관, 국내 최대 규모 코카인 1.7톤 밀반입 사건 수사 경과 발표

  • 국제 공조로 선원 8명 특정, 4명 구속 송치... 나머지 4명 인터폴 적색수배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지난 4월 2일 강릉시 옥계항에서 적발된 국내 최대 규모 코카인 17톤 밀반입 사건의 수사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동원 기자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지난 4월 2일 강릉시 옥계항에서 적발된 국내 최대 규모 코카인 1.7톤 밀반입 사건의 수사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동원 기자]

동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김성종)과 서울본부세관(세관장 고석진)은 지난 4월 2일 강릉시 옥계항에서 적발된 국내 최대 규모 코카인 1.7톤 밀반입 사건의 수사 경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해상에서 발생한 마약 범죄 중 역대 최대 규모로, 국제 마약 카르텔의 개입 정황이 드러나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해양경찰청과 관세청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으로부터 3만 2천 톤급 화물선 L호에 다량의 코카인이 은닉되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되었다. 양 기관은 첩보 입수 후 즉각 공조 체제를 구축하고, 여러 차례의 작전 회의를 통해 L호 입항 당일 정밀 검색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에 따라 해경 59명, 관세 31명, 마약 탐지견 2두 등 총 90여 명의 검색 인원이 투입되어 선박 전체에 대한 대대적인 정밀 검색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선박 내 격벽의 은밀한 공간에 숨겨져 있던 코카인 블록 1690개가 발견되었다. 발견된 코카인은 비닐 포장지를 제거한 순수 무게만 총 1,690kg에 달하며, 이는 약 57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인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다. 포장지 포함 무게는 1988.67kg이다.
 
선박 내 격벽의 은밀한 공간에 숨겨져 있던 코카인 블록 1690개 사진이동원 기자
선박 내 격벽의 은밀한 공간에 숨겨져 있던 코카인 블록 1690개. [사진=이동원 기자]

코카인 적발 이후, 양 기관은 해경 47명, 관세 7명 규모의 합동수사단(단장 총경 신경진)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L호 승선원 20명 전원에 대한 전수 조사와 함께 현장 감식, 압수물 지문 감식,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등 다각적이고 전방위적인 수사가 진행되었다.
 
수사 결과, 코카인 밀반입에 가담한 선원 8명이 특정되었다. 이 중 4명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되어 검찰에 송치되었으며, 옥계항 입항 전 미리 하선한 선원 4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추적에 나섰다.
 
합동수사단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마약 카르텔 추적 정보, 압수된 GPS 및 기타 물품에서 채취한 지문과 DNA 정보 등을 미국 FBI, 마약단속국(DEA), 필리핀 마약단속국(PDEA), 인터폴 등 해외 수사기관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국제 마약 카르텔에 대한 공조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L호의 코카인 운반 경위도 상세히 파악되었다. L호는 페루에서 파나마로 항해하던 지난 2월 8일 새벽, 페루 해안선 인근 해상에서 마약 카르텔 조직원(일명 '닌자') 10~15명을 태운 보트 2척과 접선하여 코카인 블록이 담긴 자루 56개를 옮겨 실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파나마에서 대한민국 당진항으로 이동하는 동안 4차례에 걸쳐 코카인을 해상에 투기하고 다른 선박이 이를 수거하는 방식(일명 '드랍앤픽업')으로 동아시아 지역 마약상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기상 악화 등의 이유로 모두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옥계항 출항 후 해상 하역을 시도하려던 계획마저 동해해경청과 서울본부세관의 합동 단속에 의해 무산되었다.
 
신경진 합동수사단장은 "이번 사건은 국제 마약 카르텔과 연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 범죄"라며, "현재까지 대한민국으로 코카인을 직접 반입하려 한 구체적 정황은 없지만, 대한민국 영해 또는 인근 해역에서 하역을 시도하는 등 우리나라 또한 마약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매우 엄중하고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양경찰청과 관세청은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굳건한 협력을 바탕으로 해양 마약 범죄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국제적인 마약 범죄가 대한민국 해상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상 마약 단속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관계 당국은 앞으로도 국제 공조를 강화하여 해상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을 철저히 차단할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