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리포트] 고래 '샤힌 프로젝트' 등장에 석화업계 긴장…치킨게임 격화 우려

  • 샤힌 완공 시 국내 NCC 가격 경쟁력 타격

  • 업계 "불황 타개 위해 정부 주도 구조조정 필요"

지난해 10월 22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현장에는 에틸렌 생산을 위한 핵심설비인 크래킹히터가 도입되는 등 본격적인 설비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지난해 10월 22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현장에는 에틸렌 생산을 위한 핵심설비인 크래킹히터가 도입되는 등 본격적인 설비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S-OIL) 야심작인 '샤힌 프로젝트'가 내년 준공을 앞둔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기초 석화 제품에 대한 시장 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치킨 게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연간 약 320만t의 석화 제품을 추가로 생산하게 돼 에쓰오일의 석화 제품 생산 비중은 기존 12%에서 25%로 늘게 된다.

특히 샤힌 프로젝트는 원유를 직접 석화 원료로 전환하는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 기술이 도입돼 생산 원가를 기존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정보다 30~40% 절감할 수 있다. 또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정유석유화학통합공장(COTC)을 갖춰 이를 통해 원유의 70% 이상을 석화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국내 석화 기업들의 NCC 수율이 30% 수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압도적인 기술 격차는 국내 정유·석화업계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의 대규모 석화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샤힌 프로젝트의 등장이 출혈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국내 석화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지난 4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케미칼은 영업손실 1266억원을 기록했고 한화솔루션은 직전 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72% 줄었다. LG화학도 석화 부문에서 영업손실 565억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정부 주도로 석화 산업 구조조정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유·석화업계는 단순한 업황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인 침체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라며 "관련 산업 전반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이나 정책적 지원책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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