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간선거, '반중' 마르코스 vs '친중' 두테르테 권력 대리전

  • 상원의석 절반 12석, 하원의석 317석 전체 선거

  • 지방단체장 및 지방의원 등 1만8000여명 선출

12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중간선거 등록 명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중간선거 등록 명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불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이 12일(현지시간) 총선과 지방선거를 치른다.
 
필리핀은 이날 상원의원 절반인 12명과 하원의원 전체 317명, 전국 18개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의원 등 총 1만8280명의 공무원을 뽑는 선거를 진행한다. 이번 선거에는 약 6800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며 필리핀 시간으로 오후 7시에 종료된다.
 
이번 선거는 현직인 마르코스 대통령 세력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세력 간의 대리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딘 둘레이 싱가포르 경영대학교 정치학 조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에 "이번 중간 선거는 두 가문이 필리핀 정치의 정점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두테르테와 마르코스 간의 대리 전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친중 노선을 취했던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달리 반중 정책을 국가전략의 기조로 삼아왔다. 두 사람은 2022년 대선 당시 동맹을 맺었지만 중간선거, 개헌, 2028년 대선 등을 앞두고 양측 세력이 갈라선 상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탄핵에 따른 파면 여부를 최종 심판하는 상원의 향방이 최대 관심사다. 필리핀 하원은 지난 2월 마르코스 대통령 암살 모의, 사무실 자금 사용 비리 등을 이유로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의 3분의 2인 16명 이상이 찬성하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파면되고 평생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 경우에는 필리핀 차기 대통령의 유력한 후보인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8년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상원에서 기존 12석과 이번에 뽑히는 12석을 합한 24석 중 최소 9석을 확보하게 된다면 탄핵을 기각시킬 수 있다. AFP통신은 여론조사 상위 12명의 상원의원 후보 중 4명은 두테르테, 7명은 마르코스 가문 지지자라고 전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고향 다바오시 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그의 아들 세바스티안 두테르테는 부시장직으로 함께 선거에 나왔다. 지난달 9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민다나오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71.35%로 2위 후보인 카를로 알렉시 노그랄레스(5.73%)를 크게 앞서며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그는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수감 중인 상태라, 당선 시 시장직을 어떻게 수행할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이밖에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장남인 파올로 두테르테 하원의원이 연임을 노리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경쟁자 집단 간 무장 충돌도 일어났다. 전날 남부 민다나오섬의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에서 정치 라이벌 진영 간 충돌로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필리핀군이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중순 이후 선거운동 기간 치안이 불안해지면서 선거와 관련해 숨진 사람은 최소 12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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