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대형 산불, 손실 계약 비용 등 악재가 겹친 결과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의 1분기 순이익은 60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4192억원)과 현대해상(1905억원)도 각각 29.2%, 60.1%씩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의 1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6221억원) 대비 20.3% 감소한 4960억원으로 추정됐다. 한화생명 역시 9.7% 줄어든 11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권별로 실적 감소 이유를 보면 손보사들은 대형 사건·사고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우선 올해 초 발생한 대형 산불 손해액이 △삼성화재 100억원 △DB손보 100억원 △현대해상 5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데, 이는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이 적자로 돌아선 상황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손익은 2020년(-3799억원) 이후 처음으로 9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운행량이 급증한 반면, 보험료는 3년 연속 인하된 결과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부터 확산된 감염성 질환 관련 청구가 올해 초까지 이어진 점도 손보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생보사들은 지난해 말 부채 산정 회계기준이 강화돼 신계약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이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 특히 과거 생보사가 팔아온 유배당 연금 상품이 지난해 연말 대거 손실계약으로 바뀌면서, 올해 1분기에 비용으로 인식된 것도 실적 감소의 원인 중 하나다.
1분기 이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까지 기본자본 체력을 높이라고 주문한 가운데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K-ICS(지급여력비율) 관리에 부담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자본 규제 고도화 방안 시행으로 보험사들의 자본 관리 부담이 커진 데다, 기존 악재에 대한 보상도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혁신 상품 출시와 투자 포트폴리오 점검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는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 5월 14일 △한화생명·교보생명 5월 15일 △삼성생명 5월 16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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