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KRX증권 지수는 9.89% 하락하며 전체 34개 KRX 지수 중 하락률 2위를 기록했다. 지난 6월 한 달간 27.90% 급등하며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증권주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거래대금 확대 △배당 확대 정책 △유동성 환경 개선 등 정책 수혜 기대가 반영되며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발표된 세제 개편안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내년부터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배당소득이 다른 소득과 합산돼 최대 45%(지방세 포함 시 49.5%) 세율로 과세됐으나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35% 세율로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세제 개편안에는 증권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다른 항목들도 포함됐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과세 형평성을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연말 매도 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 왜곡을 우려한다. 실제 10억원 기준이 적용됐던 2021년 연말 개인 순매도는 3조1587억원에 달했으며 2022년에도 1조537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준이 50억원으로 완화된 2023년에는 4626억원으로 감소했다.
증권거래세율을 현행 0.15%에서 0.20%로 인상하는 방안도 시장에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정부는 거래세 인하가 시장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증권업계는 거래세 인상이 일평균 거래대금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책 기대감이 꺾이고 세제 부담이 커지면서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책 수혜를 선반영하며 급등했던 업종은 이번 세제 개편이 '정책 엇박자'로 인식돼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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