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투세 3개월 앞두고 의견 대립…"증시 부양 후 도입" vs "자본시장 선진화와 동시 진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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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4-09-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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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예팀 "자금 이탈 가속화할 것…시장 선진화·MSCI 지수 편입 먼저"

  • 시행팀 "투자자 이탈은 불투명성 때문…합리성·효율성 제고에 필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뉜 토론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뉜 토론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3개월을 앞두고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개념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금투세 ‘시행’과 ‘유예’로 양측 의견이 갈린 가운데, 유예 측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 편입 등 자본시장 선진화와 금융투자자 보호 제도 등 증시 부양을 먼저 한 뒤 세금 도입을 하면 된다는 주장을 내놨다. 시행 측은 자본시장 선진화와 금투세는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며, 금투세 시행 후 주식 가격발견, 증권시장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은 금투세 시행팀(김영환·김성환·이강일)과 유예팀(김현정·이소영·이연희)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유예팀에서 모두 발언을 맡은 김현정 의원은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지난 4년 동안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는 모두 회복세로 전체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증시는 회복조차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올해 증시 밸류업 정책을 발표했지만, 세제 혜택 내용만 있을 뿐 투자자 보호 정비 제도는 외면했다”면서 “금투세를 유예했던 2년 전보다 증시는 악화했지만, 투자자 보호 제도는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미 국내 증권 시장은 자금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4년 전 11조원에서 115조원대까지 올라섰다. 불확실한 국내 주식시장보다는 투명성이 높고 장기 투자 혜택이 있는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국내 투자 시장은 부동산과 같은 비금융 자산 64.4%, 금융자산 35.6%로 구성돼 있다”면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주식 투자로 중산층 진입을 바라는 개인 투자자에게 (금투세 시행이) 조세 저항, 심리적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5000만원까지 비과세가 아니라 5000만원 이상도 벌 수 있는 희망을 주는 주식시장을 먼저 만들어줘야 한다”며 “공매도, 물적분할 쪼개기, 주가 조작 등 소액주주의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벌어진 두산 합병 등 편법적인 지배구조 개편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에 있는데 이것이 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주된 원인이다”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아직도 대한민국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지 못하고 신흥 시장에 머물러 있다”면서 “자본시장 선진화의 핵심은 불공정한 지배구조 개선과 개인 투자자 보호다. 무엇이 먼저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유예 입장 측 이소영 의원도 “금투세를 도입했던 선진국 모두 증시 상승기에 세금을 도입했다. 인도의 경우 모디 총리 취임 후 증시가 50% 이상 상승했는데, 상승기에 세제를 확대했기 때문에 논란이나 저항이 없었던 것”이라면서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법안이 통과됐던 2년 전보다 침체기에 있다. 세금 도입해서 영향이 없다면 시행팀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MSCI 등 세계 주요 기관은 국내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을 한국 기업 지배구조로 본다”면서 “상법 개정이 먼저 되고, 증시 부양 후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투세 시행 측 모두 발언자인 김영환 의원은 “민주당의 개혁과제가 좌초될까 우려스러운 마음이다”면서 “금투세는 기본적으로 실제 투자자가 실현한 이익에 맞게 과세하는 소득세다. 본질적으로 같은 투자 활동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일관된 세율을 적용해 조세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자본시장의 합리성과 형평성을 제고하면서 국제 기준에 다가서는 세제 개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것이 바로 자본시장의 선진화이고 조세 개편이지, 절대 증세 목적의 새로운 세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과세 체계는 손익통산이 안돼 있어 손실에도 과세가 되는데, 금투세는 손익 통산을 허용해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주식 채권, 펀드 파생 관련 과세 체계는 너무 복잡한 후진적인 칸막이 과세 방식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분산 투자도 어렵고, 상품별 균형성장도 어려워 투자 결정에 장애로 작용한다”면서 “금투세는 이를 단일화, 단순화해서 자본시장의 합리성 효율성을 높이는 세금 체계다”라고 강조했다.

시행 입장인 김성환 의원은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은 국내 시장의 불투명성 때문이지, 금투세가 이미 시행 중인 선진국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간다는 소리는 말이 안 맞는다”면서 “금투세로 세금 체계를 개선해 주식시장이 투명해지면 대형주뿐 아니라 중소형주에도 투자할 수 있다. 자본시장선진화는 선·후 관계가 아닌 동시에 추진해야 할 과제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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