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발표에 지방 집값 '꿈틀'...뜨는 지역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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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4-03-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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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계획에...지방 아파트 집값 '들썩'

  • 증원 큰 충청권 중심으로 상승세 뚜렷...학군 자리한 아파트 1억 '껑충'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권 부모들은 벌써부터 지방의대 지역인재우선선발 전형으로 입학시키기 위해 자녀들 전학시키고 있습니다." (송파구 주부 A씨)

지방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 최근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2000명을 증원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증원 규모가 가장 큰 대전, 천안 등 충청도에서는 벌써부터 최대 2억원 가까이 아파트 매맷값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의 30년 이상의 노후 아파트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이 지방 부동산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전지역의 학군지 대표 아파트로 불리는 크로바(1992년), 한마루(건립 1992년), 목련(1993년) 등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거래가도 상승 추세다. 

이달 4일 대전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전용면적 101.79㎡는 1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4월 8일 거래된 가격 10억1500만원과 비교하면 16.3%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평형대는 지난 2021년 13억4000만원에 손바뀜됐지만, 지난해 6월엔 6억6000만원대로 대폭 떨어졌다가 이후 다시 11억원 후반~12억원대로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대전 둔산동 한마루아파트 전용 101.94㎡는 8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2022년 10억원까지 올랐던 해당 타입은 지난해 7억원대까지 내려갔으나, 같은 해 연말부터 8억원 후반대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둔산동 목련아파트 전용 134㎡(1층)도 올해 초 다시 14억7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7월 14억2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2022년 6월에 15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이후 12억원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4억원대로 반등한 상황이다. 

둔산동 집값이 뛰는 것은 명문 학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둔산동에는 한밭초, 문정중, 충남고교가 다수 자리한다. 문정중은 과학고, 영재고 진학률이 높고 충남고도 지난해에만 서울대 8명, 연·고대 26명 입학 등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충청권 대표 학군지로 거론되는 천안 불당동 등은 지난해 연말부터 집값이 꿈틀대는 모양새다. 천안 불당파크푸르지오 2단지 110㎡는 지난해 2월 8억3500만원에 팔렸으나, 올해 2월엔 9억9500만원에 매매됐다. 1년 새 1억6000만원 뛰어오른 것이다. 

불당린슈트라우스 84㎡는 2021년 8억6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지난해 1월엔 5억5000만원으로까지 하락했다. 그러다 같은 해 하반기부터 7억원 초반대로 오르더니 올해 초 7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1년 만에 매매 가격이 1억8000만원 치솟았다. 인상률로 따지면 32.7%에 이른다. 

충남 천안은 지리적으로 서울과도 가까운 데다 천안 서북구 불당동은 '천안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으로 신축단지가 모여있는 대표 학군지로 손꼽힌다. 불당동에 학원 수는 391개(2022년 기준)로 400개에 육박한다. 특히 불무초교, 불당중, 월봉중 등 학교 인근에 학원 밀집지역이 자리하고 있어 우수한 교육환경으로 평가된다. 

충청권 집값 상승을 견인한 것은 교육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일 지역 거점 국립대 의대 7곳의 정원을 200명으로 늘리는 등 의대 증원 2000명의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의 이번 의대 증원의 핵심은 서울지역 정원은 1명도 증원하지 않고 지방 의대는 대폭 늘렸다는 점이다. 지방 증원규모는 총 1639명이다. 학교별로는 충북대가 가장 많은 인원(151명)을 배정받았다. 이어 경상국립대(124명 증원), 경북대(90명 증원), 충남대(90명 증원), 부산대(75명 증원), 전남대(75명 증원), 전북대(58명 증원) 등 순으로 지방 국립대들의 정원이 대폭 늘었다. 가장 증원 규모가 큰 대전 등 충청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지역인재전형 비중 확대도 지방 부동산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비수도권 의대들은 올해 정원의 52.9%인 1071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을 계획이었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60% 이상으로 상향된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방대학이 소재하는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입학부터 졸업까지 전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졸업하거나 졸업 예정인 인재를 일정 비율 이상 뽑도록 하는 제도다. 지방의대 입학생 10명 중 6명을 해당 지역 학생으로 채워야 한다는 얘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육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이 확정된다면 자녀가 중학교 때부터 부모도 해당 지역에 살아야 한다"면서 "자녀 의대 진학을 희망한다면 출퇴근이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지역인 천안 등으로 이사를 가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방 집값 상승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전 둔산동 학원 밀집가 주변 집값이 5% 이상 뛴 곳들이 눈에 띈다. 청솔아파트의 경우엔 20% 넘게 뛰었다"면서 "하지만 의대 증원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만큼 전반적인 지방 집값을 상승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대전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집값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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