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정치9단] 민주, 40% 이상 물갈이 공천...결과는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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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4-03-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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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문석 넘어갔지만...의석 손실은 어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25일 창원 경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왼쪽 둘째)이 25일 창원 경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물갈이 공천'을 단행했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대거 공천장을 받고,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은 고배를 마셨습니다. 

민주당은 지역구 254곳 중 무공천이나 단일화한 지역을 제외하면 246곳의 후보 공천을 마쳤습니다. 현역 교체율은 42.5%로, 21대 총선과 비교해 14.6%포인트(p)나 상승했습니다. 국민의힘의 현역 교체율이 34.2%인 것과 비교해도 높습니다. 한 민주당 원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래 야당 공천은 시끄럽기 마련이다." 

줄 게 의원직밖에 없으니, 공천에 '피 튀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민주당 공천은 '친명횡재·비명횡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친명 의원들은 횡재(공천) 했고, 비명 의원들은 횡사(낙천)했다는 얘기입니다. 대표적인 비명인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 서울 강북을의 후보가 2번이나 바뀐 것도 이를 설명합니다. 

당 내에선 공천 초반에 다선·중진 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상대적으로 '정치 신인'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공천된 점을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 마포갑과 경기 수원정을 들 수 있습니다. 서울 마포갑은 노웅래 의원(4선)이 그의 부친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5선)에 이어 현역으로 있는 곳입니다. 노 의원의 공천 배제(컷오프)로 영입인재 11호인 이지은 전 총경이 출마했습니다. 노 의원에 비해 이 전 총경은 경쟁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경기 수원정은 원내대표를 지낸 박광온 의원이 3선을 한 곳입니다. 박 의원은 지난해 9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내려 놓았습니다. 박 의원도 경선 패배 이후 자신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된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계파 갈등은 진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내에선 통합에 힘을 쓰는 모양새입니다. 노 의원은 이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제가 불출마했지만 마포를 지키고 민주당을 지켜야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이지은 후보에 힘을 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 의원도 25일 김준혁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참석했습니다. 

문제는 선거가 끝난 뒤입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이번 공천 결과에 뇌관은 박용진 (의원)이 아닌 양문석(의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부실검증 때문입니다. 경기 안산갑에 출마하는 양 후보는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당시 불량품이라고 표현하면서 비하 발언 논란 등이 일었습니다. 

앞서 정봉주 전 의원의 강북을 공천 취소로 양 후보는 덮고 넘어가게 됐습니다.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지난 2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모두 한목소리를 내서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며 "이 건이 오래가면 다른 후보자들에게도 말하자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세종갑 이영선 후보의 갭투자 의혹이 터지면서, 민주당이 의석 손실을 각오하고 공천 취소를 한 점은 '부실 검증' 논란의 불씨를 살린 것 같습니다. 이 후보는 이날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며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시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세종갑은 민주당 초강세 지역 중 하나로, 민주당 입장에선 어처구니없는 의석 손실을 한 셈입니다. 결국 이 지역구는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로 간 김종민 의원과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게 됐습니다. 이 지역에선 민주당을 뽑을 수 없으니, '차선'인 김 의원에게 표가 몰릴 것이라고 보는 상황입니다.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승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쉴 새 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서울 강북을과 세종갑 주민들에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22대 국회를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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