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 경계현 사장 "HBM 못한 것 반성… 1위 되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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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입력 2024-03-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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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업황 다운턴 속 근원적 경쟁력 부족

  • 지난 과오 인정… 반도체 1위 위상 탈환 약속

  • 기흥 20조 투자 등 R&D 역량 강화 이어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 사진아주경제DB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 [사진=아주경제DB]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가 빠르게 다가온 시점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사업에 대한 적기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삼아 향후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위상을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20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은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는 반도체 업황의 유례없는 다운턴 여파로 힘들었는데, 우리가 준비를 못한 것도 있었다"며 "근원적인 경쟁력이 있었다면 시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잘 펼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 사장은 'HBM이 경쟁사에 밀린 것 같다'는 주주의 질문에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지난해 영업손실 14조879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적자를 냈다. 핵심사업부인 DS부문이 흔들리면서 전사 영업이익도 6조5669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84.8% 감소한 수치다. 실적 부진으로 주주들의 우려 또한 커진 상태다.

지난 과오를 인정한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경 사장은 "올해 1월부터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를 달성하는 등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것"이라며 "올해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로,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 사장은 올해 삼성전자 DS부문의 매출도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 사장은 회사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강건한 사업 경쟁력 △초일류 기술 리더십 △도전하는 조직문화 구축 등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올해 판매하는 전 제품의 경쟁력 우위 확보를 목표로 하겠다"면서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2의 HBM'으로 꼽히는 컴퓨터익스프레스링크(CXL)와 프로세싱인메모리(PIM)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경 사장은 "CXL이나 PIM은 다양한 고객들이랑 실제 협의 또는 협의 하에 실제 적용 등을 진행하고 있어 곧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구개발(R&D)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경 사장은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등을 유지할 수 없다"며 "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와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는 등 R&D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신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은 올해 2.5D 제품으로 1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위한 마이크로 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 시장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업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 GAA 2나노 선단 공정 양산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고객들과 선단 노드 공정을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고객명을 말하긴 어렵지만, 미국 중심으로 선단고객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미국 인텔의 1.4나노 공정 계획 발표가 삼성전자에 위협적인지를 묻는 주주 질문에는 "1.4나노 개발은 TSMC, 인텔, 삼성전자 모두 로드맵에 포함된 내용이고, 특정 경쟁사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나 판단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인텔과 비교하면 우리는 중앙처리장치(CPU)뿐만 아니라 모바일 AP, 시스템온칩(SoC), 그래픽처리장치(GPU), 오토모티브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공급한 파운드리 필드 레코드를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파운드리 가동률 회복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가동률 향상이 이뤄지고 있어 하반기에는 의미 있는 숫자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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