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갈등 '내전'으로..."李, 2선 후퇴·지도부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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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박상현 수습 기자
입력 2024-02-2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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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 바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마치고 모여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마치고 모여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자신을 향한 당내 사퇴 압박에 "툭하면 사퇴하라는 소리를 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365일 내내 대표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일축했다. 그러나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당 원로들까지 공천의 공정성에 의문부호를 붙이면서 갈등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밀실 사천 논란'에 대해 "민주당은 시스템에 따라서 합리적 기준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골라내고 있는 중"이라며 "약간의 진통,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이라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정당은 다양한 전략적 판단과 연구 결단을 해야 한다"며 "특정 지역에선 어떤 인물을 선호하는지 등 다양한 조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하게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았음 좋겠다"고 해명했다. 

또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이미 1년 전에 확정해 놓은 특별당규에 따라 '시스템 공천'을 충실하게 공정하게 투명하게 하고 있다"면서 "국민들께서는 지금은 (당이) 혼란스러워 보일지라도 결과를 잘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자신이 책임지고 공천을 마치고 총선까지 이끌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권노갑 상임고문,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이강철 노무현정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강창일 전 주일대사 등 당 원로들은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의 공천 행태가 민주적 절차와 전혀 동떨어진, 당대표의 사적 목적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목도하고 개탄한다"고 했다.

공천 갈등은 계파 내전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이른바 '현역 하위 10‧20%' 명단에 친명(이재명)계 의원이 아닌 비명(비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이 대거 포함되면서다. 박용진(서울강북을)·김한정(경기남양주을)·송갑석(광주서갑)·박영순(대전대덕)·윤영찬(경기성남중원) 의원 등이다. 4선 국회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서울영등포갑)은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을 감행했다. 

대표적인 '비명' 박용진 의원은 이날 당 공관위에 신청한 재심이 기각됐다고 밝혔다. 하위 10%인 박 의원은 당 경선에 참여하면 전체 득표수의 30% 감산이 적용된다. 그는 "공관위 회의가 오후 2시에 열리는데 논의 전에 결정이 문자로 오는 게 황당하다"며 "당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발표된 1차 경선 결과로 당내 현역 의원들의 불안도 커질 전망이다. 광주 동남갑에서 정진욱 당대표 정무특별보좌역이 현역인 윤영덕 의원을 꺾고 공천됐다. 광주 북구을은 전진숙 전 이재명 대선후보 총괄특보단 특보가 이형석 의원에게 승리했다. 광주 북구갑은 정준호 전 이재명 대선후보 광주광역시당 선거대책 조직3본부장이 후보가 됐고, 현역인 조오섭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호남 내 '현역 물갈이론'이 거셌기 때문이란 설명도 있지만, 현역 의원들을 이른바 친명 원외가 꺾은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다른 지역 역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당내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나섰던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패배한 것을 언급하고 "이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공관위가 아닌 당대표가 전면에 드러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당 공관위는 이날 서울 2곳(동작을·마포갑), 경기 2곳(광명을·의정부을), 충남 1곳(홍성예산)에 대해 전략선거구로 요청할 것을 의결했다. 해당 선거구는 당 전략선관위로 이관된다.

또 17개 선거구에 대한 5차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단수공천 12곳(서울동대문갑·을·인천동미추홀을·연수갑·세종을·경기화성갑·강원춘천철원화천양구군갑·충북증평진천음성·충남천안갑·아산을·논산계룡금산)과 경선지역 4곳(서울도봉을·인천중구강화옹진·동미추홀갑·충북충주)을 발표했다. 경북 경산시는 공천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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