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민영 "제 불미스러운 일 죄송...이번 드라마 하듯 본업 충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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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4-02-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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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안됐으면 인터뷰 못할 뻔...숏폼 덕 봤다"

  • '내남결' 최고 시청률 11.8%, 아마존 프라임 1위 기록

  • 의상 지적에 "제가 과욕 부려...오피스룩 네번째라 그랬다"

  • 전남친 강종현 논란에는 '전부 잘못' 인정

배우 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배우 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이 드라마가 잘 안됐다면 대면으로 인사 드릴 수 있는 자리가 없었을 거예요. 그런 기회는 흔하게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제게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너무 선물 같아요. 그래서 많은 우려에도 인터뷰 자리를 강행했어요." 

그동안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활약하며 러블리한 이미지를 강조해왔던 배우 박민영이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때로는 절절하고 때로는 통쾌한 면모를 보이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박민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력 호평과 흥행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배우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남편과 절친한 친구의 불륜을 목격한 뒤 이들에게 살해당한 강지원(박민영 분)이 10년 전으로 회귀, 자신의 운명을 절친에게 넘긴다는 이야기를 담는다. '회귀물' 열풍을 일으킨 LICO·성소작 작가의 네이버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대본을 받았을 때 재미있었어요. 가독성도 좋고요. 웹툰도 한 번에 쭉 읽었어요. '결을 다르게 해서 보면 모든 연령층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면서 매신 정성을 다해 찍으려고 노력했어요. 모든 배우들이 진심을 다해서 연기했습니다." 

수동적이고 순진한 성격으로 주변인들의 악행에 속아 넘어가던 전생과는 다르게 죽음 이후 얻은 10년 전부터는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려는 지원을 통해 자극적이지만, 막장만은 아닌 이 드라마는 방영 기간 회차 최고 시청률 11.8%(닐슨 코리아), TV-OTT 통합 화제성 7주 연속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를 기록하며 국내외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방송이 끝나면 저희 감독님과 CP님이 타깃 시청자 표를 보내주세요. 이번 드라마를 선택하면서 저를 보는 연령층과 시청자층이 조금 더 넓어졌어요. 제가 로맨스에 강하다는 인식이 있어 어린 시청자들이 쉽게 다가와 주고, 막장극으로 보이기도 해서 어르신분들도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요."
배우 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배우 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박민영에게 이번 드라마는 막장극으로 보일 위험이 있지만, 현재 사회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켜 줄 작품이기도 했다. 요즘 화두가 되는 '가스라이팅'에 대해 주변인이더라도 소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드라마 호흡 속에서 나오는 자극적이거나 통쾌한 장면들이 일부분 숏폼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젊은 세대들이 자주 보는 숏폼 등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퍼져 드라마가 성공하게 됐다. 

이 드라마에 대중들이 왜 열광한 것 같냐는 질문에 박민영은 "우리 드라마는 선과 악이 분명하고 빌런(악당)들의 장면은 정말 세다"면서 "제가 빌런들에게 업어치기를 하든, 샤우팅을 하면 (숏폼 등에서) 조회수가 잘 나오기는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숏폼만을 위해 연기하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다"며 "1회부터 빌드업을 보시면 거기에 해답이 다 있다.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한 완결까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에서의 유행뿐만 아니라 드라마적인 작품성도 챙긴 박민영은 이번 드라마는 특히 다른 느낌을 갖고 뛰어들기도 했다. 배우에 도전할 당시부터 어렴풋이 해외 진출을 꿈꿨다는 그는 경력이 오래된 만큼 해외 성과도 염두에 두면서 작품에 도전했다. 한국의 콘텐츠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다행히 이번 작품에서 통했다. 

"이번 작품이 저에게 더 의미가 있었던 건 저희 드라마가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글로벌하게 방영되면서 거기서 1위를 찍었어요. 거기 순위에 미국 국기가 쭉 나열돼 있고 맨 위 한국 국기가 걸렸는데 저희 드라마가 통했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습니다! 국내에서 좋아해 주시는 것도 너무나 감사하지만, 호주나 유럽과 같이 뚫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나라에서 이룬 성과는 저도 의미가 남다르더라고요. 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올렸어요."
배우 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배우 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열광하는 시청자들이나 박민영의 오랜 팬들이 오로지 응원을 해준 것은 아니었다. 이번 작품에서 박민영은 그동안엔 받지 않았던 비난에 처하기도 했다. 박민영이 입고 나온 강지원의 의상은 '독기룩', '예방주사룩'이라고 불리며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 박민영이 주로 선보인 어깨를 노출한 의상들은 대기업 직장인인 강지원 설정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외 전체적인 스타일링이 인생을 바꾸고자 독기를 품었다고 해도 강지원의 상황에 비해 과하거나 화려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제가 의상에 신경을 많이 쓰고 하나하나 신경 써 촬영하는 중에는 살이 빠지는 걸로 유명해요. 이번에는 '내가 실수를 하다 하다 옷에 실수하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과욕이었죠. 대본에 직접 쓰여있는 옷차림도 있었지만, 몇 개 룩은 제가 고증을 하다 보니 과욕을 부린 게 아닌가 싶어요. 다시 돌아간다면 그 모습을 고치고 싶을 정도로. 새로 도전한 스타일리스트 팀이 너무 열심히 해주셨는데 제가 욕심부리는 바람에 다시 10년간 같이한 스타일리스트 팀으로 돌아갔습니다. 9회차부터는 안정된 오피스룩으로 나와요."

박민영은 김미소 역의 '김비서가 왜 그럴까'부터 오피스룩을 선보여왔다. 그때부터 '그녀의 사생활', '기상청 사람들'까지 세 명의 캐릭터가 입은 옷들이 아직도 유통되면서 회자되고 있다. 오피스룩이 한정돼 있고 네 번째 오피스룩을 하려다 보니 색다르게 시도하려다 정도를 넘었다. 

박민영은 인생에서 회귀하고 싶은 순간에 대해 "어깨가 훤히 드러난 강지원의 회사 출근룩인 '예방주사룩'을 선택한 때"를 꼽기도 했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강지원을 연기한 박민영 사진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강지원을 연기한 박민영 [사진=tvN]

사실 박민영이 되돌리고 싶은 순간은 더 있다. 그는 인터뷰 진행에 앞서 자신의 불미스러운 일로 찾아뵙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박민영은 얼마 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관계자이자 실소유주 의혹이 있는 강종현씨와 사귀었다 헤어진 것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강씨는 배임,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 석방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강씨 이름이 최근 거론될 때마다 박민영도 같이 언급되며 드라마 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번 작품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짧은 시간이라면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매일 후회하면서 지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작품이 종영할 때까지 논란에 시달린 박민영은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렸다. 그는 하나씩 설명하다 보면 무언가 왜곡되고, 할 말과 어긋나서 최소한의 답변을 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강씨를 만난 것은) 전부 본인의 실수라고 인정하면서도 법적 잘못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저는 정말로 한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그 이후에는 이렇다 할 만한 게 없었다. 만약에 제가 (강씨와 관련해) 보다 잘못한 게 있었다면 무엇이 더 있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제가 만약 죄책감이 있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할 용기가 없었을 거예요."

박민영은 "안 그래도 모든 분들이 힘든 시기인데 제가 그렇게 불미스러운 데 연관됐다는 사실이 되게 놀라웠다"며 "죄송하고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고, 연기자로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예정이니 조금만 부드럽게 봐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배우 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배우 박민영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의혹이 많은 남성과 사적으로 얽힌 이유에 대해 묻자 자신의 건강을 탓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고, 본업인 연기를 전보다 열심히 하면서 진정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정신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저체온증이 왔고 모든 밸런스가 깨졌었죠. 우울증도 같이 왔어요. 술을 좀 마시고 정신과 처방 약도 먹으니 제가 아닌 모습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삶에 대한 자세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좋은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이 인간 박민영에게는 스트레스지만, 배우 박민영은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정신을 놓치면 이 세상에 당연한 게 없구나' 싶어 더 열심히 연기하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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