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OCI 통합에 쏠린 눈···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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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4-01-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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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윤 사장 반발에 '모자의 난' 수면 위로··· 주총 '표 대결' 염두

  • 경영권 승계는 누구에게로? 5000억원 상속세 해결도 '관건'

사진한미약품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 분쟁 조짐에 휩싸였다. 한미그룹의 모녀(송영숙·임주현)가 주도한 에너지·화학 기업 OCI그룹과의 통합에 장남과 차남(임종윤·임종훈)이 반발하면서다. 이번 통합 추진이 상속세 해결과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결국 누가 승기를 잡느냐와 함께 이들이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상속세’인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OCI그룹과 한미약품 통합 결정을 계기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의 ‘모자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들이 보유한 지분과 향후 경영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번 통합을 추진한 송영숙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1.66%, 딸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은 10.20%를 보유했다. 여기에 반기를 든 장남 임종윤 사장은 9.91%,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10.56%를 가졌다. 두 형제는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고, 주주총회 표 대결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의 계획대로 양사 간 통합이 완료되면 OCI홀딩스가 27.03% 지분을 보유해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이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11.12%, 임종윤 사장이 11.10%, 임종훈 사장이 6.59%, 국민연금이 6.76% 지분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만약 임종윤 사장을 필두로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할 경우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는 신 회장과 국민연금의 행보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과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진 신동국 회장은 최대 주주 특수관계자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했다. 만약 신 회장이 형제의 편에 선다면 OCI홀딩스와 지분이 비슷해지면서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분쟁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 이외에도 상속세를 방어할 수 있는 ‘자금 동원력’ 확보가 관건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신동국 회장이 송영숙 회장과 막역한 관계인 만큼, 이번 통합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이 향후 상속세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과거 중국 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그룹 내 영향력이 낮은 데다, 신 회장과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공식적인 지지 내용도 나오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통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상속세 우려가 해소되는 점, OCI홀딩스가 27% 최대 주주가 되면서 지배구조 개선과 추후 현금 흐름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OCI그룹의 경우 제약·바이오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OCI는 지난 2022년 부광약품 인수 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한미약품과의 통합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2020년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별세로 5400억원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마침내 해결할 수 있는데다, OCI의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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