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10만 넘은 화천산천어축제, '글로벌 겨울축제 위상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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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박종석 기자
입력 2024-01-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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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산천어축제에서 산천어맨손잡기 체험을 하는 모습사진박종석 기자
화천산천어축제에서 산천어맨손잡기 체험을 하는 모습[사진=박종석 기자]

 
강원 화천군에서 열리는 산천어축제가 갑진년 새해 첫 주말인 지난 6일 시작됐다. 첫날부터 꽁꽁 얼어붙은 축구장 24배 크기의 화천천 얼음낚시터 위에는 강태공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짜릿한 손맛을 느끼려고 20cm가 넘는 두꺼운 얼음판을 사이에 두고 산천어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낚싯대를 들었다 놨다 반복하며 손끝에 묵직하게 느껴지는 손맛을 기다렸다.
 
산천어를 낚으려는 모습도 다양했다. 낚시 의자에 앉아 천천히 낚싯대를 움직이거나 아예 얼음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도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구멍에 낚싯대를 넣고 숨을 죽이며 산천어를 기다리는 모습은 너무도 진지했다. 한 아이는 답답했는지 고개 숙여 얼음구멍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날 날씨는 가끔 찬 바람이 불었다. 강태공들은 목도리와 마스크로 얼굴을 칭칭 감쌌다. 하지만 낚싯대를 들었다 놨다 여러 차례 반복하다 누군가 “잡았다”하고 소리치면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소리가 난 쪽으로 쏠린다. 그리고 얼음 위에 펄떡이고 있는 산천어를 보고 사람들은 자신이 잡은 듯이 환호성을 터트린다. 이 소리에 동장군의 기세도 꺾였다.
 
여기저기서 산천어를 낚아채는 손맛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전북 고창에서 왔다는 박준호 씨는 “산천어축제에 두 번째 왔다"며 "아내에게 많이 잡을 거라고 큰소리쳤는데 처음 온 아내가 한 마리 더 잡았다”말하면서 비닐봉지에 담긴 산천어를 보여줬다.
 
꼬마 강태공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얼음구멍 깊숙이 고개를 숙인 채 물속을 살펴보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강민수 학생은 “옆에 아저씨는 많이 잡았는데 (나는)하나도 못 잡았어요”라며 아쉬워하면서 “3마리 잡을 때까지 (낚시를 계속)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전북 익산시 함열에서 온 방성원 씨는 “산천어 손맛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처음 왔는데 낚시 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마음에 든다”며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오겠다”고 했다.
 
얼음 낚시터 바로 옆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에서는 두꺼운 점퍼에 목도리, 귀마개에 털모자까지 중무장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이들은 추위에 얼굴은 빨갛지만 썰매 타는 재미에 푹 빠진 덕인지 안전요원들의 긴장하는 모습과는 달리 마냥 신나게 썰매를 탓다.

인천 부평구에서 부모와 함께 1박 2일로 축제장을 찾은 이보람 어린이는 “처음 타는 눈썰매라서 눈을 감고 있었는데 형(안전요원)이 괜찮냐고 물어봐서 고마웠다”며 쑥스러워했다.

얼음썰매장은 어른들의 천국이었다. 아이들이 썰매에 부모를 태우고 끄는 장면들이 더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부모의 얼굴은 오랜만에 동심을 즐기고 있었다.

한 부모는 “어렸을 때 논에서 아버지가 썰매를 가르쳐준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축제장에서 환호성이 가장 크게 들리는 곳이 있다. 산천어 맨손 잡기다. 이를 체험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유영하는 산천어를 잡기 위해 살을 에는 듯한 얼음물의 고통을 견디어내야 해서다.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차가운 얼음물을 헤집고 다니는 고통을 참고 펄떡이는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아 하늘 높이 들어 올리면 구경꾼들은 박수로 응원했다.
 
서울 마포구의 박희영 씨는 “아이 아빠가 얼음물 속에 있는데 저러다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되요”라면서도 “한 마리 잡아서 옷 속에 넣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고 남편이 자랑스럽기도 하네요”라고 좋아했다.
 
축제장에서는 얼음낚시뿐 아니라 눈썰매, 아이스 봅슬레이, 얼음썰매, 얼음축구, 산천어맨손잡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밤에도 겨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밤이 찾아오면 산천어등과 LED 불빛으로 수놓는 선등거리와 세계 유명 건축물을 얼음 조각으로 재현한 모형물을 실내얼음조각광장에서 만날 수 있다.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는 화천산천어축제는 개막일에 10만1000여 명이 몰리면서 글로벌 겨울축제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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