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회사채 시장…증권가 "약세 돌입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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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4-01-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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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 등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가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가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연초 이후 회사채 발행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시장에서는 경직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회사채 스프레드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연초 부흥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져 단기적으로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회사채 순발행액은 909억원으로 전주(1643억원) 대비 감소했다. 2023년 같은 기간에는 2615억원이 발행됐었다. 당시 회사채 시장은 전년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채권 시장이 마비됐을 때였다.
 
증권업계는 채권 시장이 단기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과도하게 선반영됐을 뿐 아니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슈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디트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74.9bp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직전일인 지난달 27일(73.8bp) 대비 1.1bp 올랐다. 스프레드 확대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 위축을 의미한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용스프레드는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레벨 부담에 소폭 약세로 전환됐다”며 “연초에는 태영건설 사태 여파로 연초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됐다. 현재 스프레드 레벨은 저점 수준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여 단기적으로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건설사까지 위기가 확산하거나 일부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져 초우량채를 제외한 크레디트 전반에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미 부실 우려가 있는 건설사로 동부건설, 신세계건설 등을 꼽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건설사 20여 곳 중 GS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4사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신평은 "금융시장 내에서 건설 및 부동산 PF 관련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됐다"며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당분간 신규 자금조달은 물론 기존 차입금과 PF 유동화증권 등의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도 GS건설의 무보증사채(A+)와 기업어음(A2+) 등급을 각각 ‘A’, ‘A2’로 낮췄다. 동부건설의 기업어음 및 전단채 등급도 종전 ‘A3+’에서 ‘A3’로 낮췄다. 태영건설(A-)과 신세계건설(A)의 무보증사채 전망치도 각각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고금리 지속 우려와 함께 부동산PF 도미노 우려로 회사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 이후 신용등급 ‘AA’인 LG유플러스는 2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1조71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모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의 경우 총 2000억원 수요예측에 총 1조42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한화솔루션(AA-)도 2000억원 모집에 1조345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00억원 모집에 33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도 기관 자금 집행 수요에 힘입어 회사채 발생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크레디트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어 경계감은 높아진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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