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홍콩계 IB 2곳에 과징금 265억 '철퇴'… 검찰 고발도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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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레 기자
입력 2023-12-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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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내다 적발된  BNP파리바 홍콩법인·홍콩 HSBC·국내 수탁 증권사 등 3개사에 대해 265억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했다. 홍콩계 투자은행(IB) 2곳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 조치도 병행하기로 했다.

25일 증선위에 따르면 지난 22일 열린 제2차 임시 회의를 통해 이같이 의결했다. 장기간에 걸친 무차입 공매도 주문·수탁을 자본시장법상 공매도 제한 위반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들 IB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 조치하기로 하는 한편 과징금 256억2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무차입 공매도란 실제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부터 하는 거래를 일컫는다. 아직 전산화가 되지 않은 주식 매매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한 거래 행태인데 자본시장법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은 2021년 4월 시행된 공매도 제한 위반에 대한 과징금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다. 그만큼 증선위는 해당 위반행위를 자본시장 거래질서와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 사안으로 본 것이다.

실제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카카오 등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규모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냈다. 예컨대 회사 내 B부서가 고객에게 받은 매도스와프와 관련해 해당 종목 주식 100주를 보유한 A부서에서 50주를 대여받았다. 

그러면 A부서는 빌려준 50주를 제외한 나머지 50주를 잔량으로 기재해야 하는데 이를 누락한 것이다. 결국 잔량이 100주로 변동 없이 남아 있는 것으로 인식돼 총 150주가 시장에 풀렸다. 즉, 없는 주식 50주에 대한 주문까지 시장에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결제일(T+2일)에 맞춰 외부 차입을 통해 주식을 채워놨지만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무차입 공매도가 진행된 것이다. 

홍콩 HSBC도 2021년 8~12월 5개월간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방법은 다소 달랐지만 더 노골적인 방법으로 실행됐다. 홍콩 HSBC는 실시간으로 차입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을 통해 외부 기관에서 차입 가능 물량을 확인한 뒤 해당 물량 내에서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냈다.

금융당국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현재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외국계 IB들에서 주문을 받아 이를 실질적으로 실행하는 국내 수탁증권사에 대해서도 위반 여부를 철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증선위 관계자는 "공매도 규제 위반행위를 근절해 자본시장 건전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해 현재 글로벌 IB 등을 대상으로 공매도 거래에 대해 집중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수탁 증권사에 대해서도 공매도 제한 위반 가능성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불법 공매도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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