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핵심' 열관리 인력·기술 빼가는 현대위아…한온시스템 미래 먹거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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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12-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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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의 열관리 시스템 전문가들이 현대위아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열관리 시스템은 전동화 시대 차 효율성을 높여주는 핵심 기술로 현대위아가 이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업계 1위인 한온시스템의 인재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물량 비중이 가장 큰 한온시스템은 현대위아에 점차 수주도 빼앗길 것으로 우려돼 판로 개척과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의 열관리/공조 부문에 한온시스템 직원들의 이동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열관리 시장은 한온시스템이 업계 1위로 지난해 4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현대위아가 이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연봉을 높여주는 조건에 더해 수도권의 근무지를 앞세우면서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의 직원 수는 2019년 3분기 2322명에서 올 3분기 2177명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위아는 제품 개발을 시작한 2~3년 전부터 한온의 인력을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였다"며 "현대위아의 근무지가 수도권인 경기 의왕에 위치하면서 대전에 있는 한온시스템 과장~차장급이 채용에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위아가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 전용 열 관리 시스템 중 하나인 냉각수 허브모듈은 배터리와 각종 부품의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부품으로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에서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현대차는 먼저 소형차를 중심으로 현대위아의 제품을 적용하고 점차 현대위아에 대한 물량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위아는 우선 EV9과 코나EV 두 차종에 냉각수 허브모듈을 공급 중이며 향후 아이오닉 7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한온시스템의 현대차그룹 물량이 축소되며 미래 먹거리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온시스템은 과거 범현대그룹인 한라그룹의 한라공조를 모태로 해 현대차그룹은 가장 큰 고객으로 꼽힌다. 올 3분기 기준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비중은 40%에 이른다. 또 현대위아는 냉각수 허브모듈에 이어 한온시스템이 제작하는 냉매 모듈까지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직접적인 경쟁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량을 2030년 200만대, 기아는 160만대로 늘릴 계획이어서 잠재적으로 큰 고객사였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고객 다변화와 수익 구조 개편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의존도가 절반을 차지하고 포드 13%, 폭스바겐 7%, GM 7%, 피아트크라이슬러 3%, 다임러 4%, BMW 3% 등 정도다. 

최근에는 폭스바겐의 MEB 플랫폼 기반의 신차인 I.D 시리즈 계약 물량이 미달하면서 공장 가동률은 70%대에 그치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또 전기차 자체가 보급 초기 단계인 만큼 열관리 시스템도 아직 새로운 업체의 진입 여지가 많아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절실하다. 매출의 90% 이상이 열관리 시스템에서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대위아의 한온시스템 인력·기술 빼내기는 향후 한온시스템 인수를 위한 초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앤컴퍼니는 현대차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것을 염두에 두고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각 가격이 4조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형성되면서 기업들이 매입을 줄줄이 포기했다. 이에 현대차가 1차 협력사를 중심으로 한온시스템에서 독점 공급받았던 부품을 자체 개발해 한온시스템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향후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온시스템 열관리 솔루션 사진한온시스템
한온시스템 열관리 솔루션 [사진=한온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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