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앞세운 국내 SPA, 패션업계 불황에도 나 홀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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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12-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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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오 웜테크 사진스파오
스파오 웜테크 [사진=스파오]
사진탑텐
[사진=탑텐]
패션업계에도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백화점의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고전하는 사이 중저가 의류의 대명사로 통하는 토종 SPA(기획·생산·유통 총괄) 의류 브랜드의 고속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물가로 구매력이 약해진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한 결과로 해석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종 SPA 브랜드들이 타깃 층을 확대하고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구사해 불황을 기회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토종 SPA 브랜드들은 매년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며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SPA브랜드를 압도하고 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스파오는 기존 20대 중심에서 40·50대 중년까지 타깃 층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약해진 구매력을 감안해 가격도 낮췄다.
 
스파오는 10월 말 기준 겨울 의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성장했다. 
 
스파오는 겨울철 수요가 높은 웜테크(발열내의)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1만5900원에서 2009년도 가격인 1만2900원으로 3000원 내렸다. 웜테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2% 성장했다.
 
경량 패딩인 라이트재킷 매출도 540% 신장했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던 지난달에는 푸퍼(쇼트패딩) 매출이 3일 만에 13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푸퍼는 2020년 출시 당시 가격인 6만9000원을 유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이랜드는 의류 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유의 전략인 ‘2일 5일 생산기법’을 사용한다. 국내 의류 생산 시설에서 48시간 만에 200장 내외의 의류를 만들어 주요 매장에서 고객 반응을 테스트한다. 판매결과를 반영해 예상 수량을 산출한 뒤 베트남 등 이랜드 글로벌 생산 기지에서 120시간 안에 필요한 물량을 생산하면서 재고부담을 줄였다.  
앤드지, 지오지아 등 국내 패션 브랜드들을 운영하고 있는 신성통상은 SPA 브랜드 탑텐으로 올해 첫 9000억원 매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탑텐은 지난해 8000억원대의 유니클로에 이어 SPA 브랜드 매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탑텐의 매출은 2019년 3340억원에서 2020년 4300억원, 지난해 78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탑텐은 사상 최대 성적을 거둔 비결로 스타일 다양화, 활발한 오프라인 매장 확대 등을 꼽았다. 불황에 오히려 시설 투자를 통해 매장을 늘린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기능성 냉감 소재 의류인 쿨에어, 쿨에어 코튼 등 탑텐의 인기 상품을 속옷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5만원 이하 남성상품 비중을 60% 수준으로 올리면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와 반대로 올해 프리미엄 라인을 론칭하며 브랜드 다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올해 초 ‘Z세대’를 위한 프리미엄 캐주얼 라인 '유니에잇(UNI8)'과 소재를 고급화한 프리미엄 여성 라인 ‘에디션에잇(EDITION8)’을 선보였다.
 
패션업계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 상품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당분간 SPA 브랜드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잇세컨즈 바오패밀리 협업 상품 사진삼성물산
에잇세컨즈 바오패밀리 협업 상품 [사진=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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