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K-시리즈 남발 말고 제대로 된 '전략'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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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부 부장
입력 2023-12-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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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부장
[기수정 문화부장]
정부가 올해 말까지 방한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내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치·245억 달러(약 32조5000억원)를 목표로 세웠다. 정부는 지난 8일 오후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8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대한민국 관광수출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본디 혁신 전략(革新戰略)이란 말은 '기존의 것을 외형만 바꾸지 않고 좀 더 의미 있고 독특하게 변화하는 것'을 뜻하는데, 올해도 '역시나' 혁신도 전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먼저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방대한(?) 국가관광전략회의 내용부터 요약하기로 한다. 

정부는 △관광 편의 △지역관광 활성화 △관광산업 혁신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을 내년 처음 선보여 K-뷰티 관광을 활성화하고 대규모 한류 페스티벌도 국내 최초로 개최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3조원을 투입해 부산과 광주·울산·경남·전남에 문화·해양·휴양 등 권역별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추진 10개년 계획을 전했고, 호텔·콘도업에 고용허가제(E-9)를 적용해 코로나19 확산 후 극심해진 인력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관광수출 혁신 전략. 무려 30여 쪽에 달하는 발표 자료에서 가장 많이 보였던 단어는 바로 'K'다. 정부는 K-컬처와 연계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고, 방한 외국인의 여행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K-관광 편의성을 증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K-뷰티 페스티벌 △K-관광 로드쇼 개최국 확대 △K-관광·컬처존 조성 △K-컬처 연수비자 신설 △K-관광섬 개발 △K-관광 휴양벨트 구축 △K-관광 미식벨트 30 구축 등 정부가 추진하는 대부분 사업에 'K'를 남발했다. 

그 밖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관광 혁신을 위한 묘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전히 대부분 기존 정책 우려먹기에 그쳤을 뿐이다.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만 해도 그렇다. 선포 1년이 지났지만 방문의 해 성과는 뚜렷하지 않다. 그렇다면 1년 남은 방문의 해에선 어떤 대책을 펼칠까. 기존 K-관광 로드쇼 개최국을 확대하고, 여기에 대형 한류 페스티벌 개최 계획만을 더했을 뿐 이렇다 할 추진 대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역·고부가가치 관광 활성화 방안도 새로운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역점 사업인 '자전거 관광 활성화' 정도만 추가됐다고 해도 무방다.

굳이 새롭게 내놓은 정책을 찾자면 '인력난 해소'를 위한 텔·콘도업 대상 비전문취업 E-9 비자 고용 허용 방안, 호텔접수사무원 대상 E-7 비자 적용 기준 완화 방안 정도다. 하지만 이 역시 유관 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인 만큼 내년에 실행될지 미지수다.

지난해 한국 문화를 선호하는 외국인의 방한을 유도하기 위해 'K-컬처 비자' 발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무부와 비자 기간, 종류 등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쯤 되니 정부가 매년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여는 것은 형식적 구호 외치기에 불가하단 생각이 든다. 

올해 방한 외국인 1000만명 유치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나서서 벌인 각종 방한 활성화 계획 때문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후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보복적으로 폭발한 데에 대한 기저효과다. 이 기류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기하급수로 폭발하면서 방한 외국인 수와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고, 관광 수지 역시 막대한 적자(1~9월 기준 73억 달러, 한화 약 9조6000억원)를 안겼다. 

한국 관광산업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해외 로드쇼와 대규모 페스티벌을 통해 외국인을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외국인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근본 대책부터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K-컬처에 의존한 K-시리즈만 확대 남발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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