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후진적 내부 통제체계 여전…준신위 신뢰성 확보도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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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11-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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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총괄 잇단 폭로

  • "일감 몰아주고, 회사카드로 주 3회 골프"

  • 준신위 유일 내부인력 김 총괄은 욕설 파문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 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사진브라이언임팩트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 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사진=브라이언임팩트]

카카오의 후진적인 내부 통제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도 못 미치는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특정 업체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비롯해 억 단위 골프 회원권 남용, 불합리한 보수 체계 등 의혹이 동시다발로 제기되고 있다. 최고위급 임원도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조직 부패 정도가 이미 손쓰기 어려운 수준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크다.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은 29일 본인 페이스북에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강도 높은 비난 글을 올렸다. 일부 조직이 법인 회원권으로 한 달에 12번 골프를 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회원권 중 75%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전쟁 수준 반발이 있었다고 김 총괄은 주장했다. 여기엔 특정 부서가 업무보다는 회삿돈으로 골프를 치는 데 몰두하고 있다는 비상식적 정황이 내포돼 있다.
 
김 총괄은 전날에도 회사 내부 방만 경영과 부실한 의사 결정 구조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경기 안산시 데이터센터(IDC)와 서울 도봉구에 설립할 예정인 K-팝 공연장 '서울아레나' 건설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문제로 삼았다. 김 총괄은 이 과정에서 특정 임원 입김이 작용했다고 봤다.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결재·합의 체계도 없었다. 그는 "다른 회사였다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라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불합리한 보수 체계도 화두로 올렸다. 총 인원이 30명 미만인 한 경영지원 부서 실장급이 그보다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 부문 부서장 연봉 대비 2.5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경영진 측근에 편중된 잘못된 보상 체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20억원 넘는 고가 골프장 법인 회원권을 보유한 사실도 문제 삼았다.
 
업계에선 김 총괄이 폭로한 내용 대다수가 사실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업체 한 곳과 총 4444억원 규모 2개 사업 계약을 체결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김 총괄이 지적했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일치한다. 이를 바로잡고자 다음 달 초 대대적인 임원진 교체를 예고하고 있는 것도 김 총괄 주장에 신뢰를 더한다. 이보다 먼저 발생한 억 단위 법인카드 남용, 주식 먹튀 논란 등도 이와 같은 허술한 내부 통제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최고위급 경영자가 개입했음에도 내부 통제체계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 총괄은 내부적으로 최고 단계인 C레벨 임원으로 분류된다. 만약 그의 주장이 전부 맞다면 C레벨 임원 힘으로도 극복하지 못할 정도로 내부 조직이 곪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잘못을 바로잡기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급성장한 카카오의 부정적 이면"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앞서 출범한 외부 감시기관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 신뢰도도 땅에 떨어지게 됐다. 김 총괄은 내부 인력 중 유일하게 준신위에 포함된 인사인데 내부체계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욕설을 해 논란이 일었다. 준신위로서는 출범 초부터 감시 위원이 도덕적 논란에 휩싸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삼성이 그간 외부 감시기관을 운영하면서 한 번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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