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멕시코 찾은 정몽원 HL그룹 회장…미래차 생산 혁신 거점서 '현장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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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11-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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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IRA 수혜지역·車 산업 인프라 탄탄

  • 현대차 외 신규 부품 수주 고객 확보

정몽원 HL그룹 회장이 전기자동차 부품 판매의 핵심 거점이 될 멕시코를 방문해 현지 자동차 시장을 둘러보고 미래차 분야에 대한 신규 투자 건을 챙겼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혜를 입을 수 있고 자동차 산업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이유로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진출이 이어지면서 HL만도는 신규 수주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정 회장은 현장 직원들을 독려하며 미래차 전략 이행에 충실해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달 멕시코 공장에 방문해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좀처럼 대중의 눈에 띄지 않아 '조용한 CEO'로 불리는 정 회장은 멕시코가 미래차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떠오르자 현장 방문을 통해 직접 시장 분위기를 파악했다. 멕시코 공장은 만도의 20번째 해외 생산공장이며 중남미 전체로는 브라질 공장 2곳에 이어 세 번째 공장이다. 공장 매출의 약 70%는 기아 멕시코 공장과 제너럴 모터스(GM), 폭스바겐 등에서 나오며 나머지는 미국 수출 물량이다. 2017년 11만㎡(약 3만4000평) 규모의 공장 가동을 시작해 자동차 브레이크 시스템의 마스터 부스터와 서스펜션 시스템의 스트러트, 쇼크업소버 등을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해 347만대의 차를 생산하며 글로벌 7위 차 생산국에 랭크됐고 5위 한국(376만대)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북미 니어쇼어링(인접국가로 생산기지 이전)의 최대 수혜국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북미 국가와의 수출입에 무관세가 적용되고 시간당 최저임금이 미국 대비 20% 수준에 그친다. 만도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미국 수출 교두보로 지목받고 있다. 

다만 최근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멕시코 자동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주요 매출처의 판매 부진으로 경영 환경이 어수선해지자 정 회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전면적인 점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의 올 3분기 멕시코공장의 가동률은 72%로 생산실적은 2019년 3분기 21만6400대에서 올 3분기 19만3600대로 하락했다. 

그는 현지 투자 계획과 전동화 전략 실행 현황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는 만도에 신규 수주를 늘릴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전기차의 최종 조립이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이뤄지면 미국 IRA가 정한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에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테슬라 등 기업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앞다퉈 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 외의 물량 비중을 높여야 하는 만도로서는 이를 기회로 삼아 신규 수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 사업을 담당하는 HL클레무브는 올 연말 멕시코에서 자율주행 관련 부품 초도 생산을 앞두고 있다. 기아가 IRA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멕시코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갖출 계획이어서 만도의 전동화 전환 전략도 재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HL만도는 1억8350만 달러를 투입해 조향과 제동, 현가 장치까지 생산 품목을 확대할 계획도 있다. 내년부터는 차세대 통합 전자제어장치(IDB) 양산을 시작해 북미 주요 고객에게 공급하는 한편 전동 브레이크(EMB)의 북미 납품을 시작한다.  

정 회장은 또 다른 신흥시장의 한 축이자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만도는 26년 전 인도에 진출하고 GM, 포드, 르노뿐만 아니라 현지 업체인 마힌드라, 타타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경쟁력을 쌓아갔다. 인도 차 부품 시장은 2025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현대차, 기아가 인도 시장에서 각각 4, 5위를 차지하고 있어 멕시코와 함께 해외 주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를 기반으로 HL만도는 올 3분기 지난해 매출의 92% 수준을 달성했다. 
 
HL그룹 판교사옥 사진HL그룹
HL그룹 판교사옥 [사진=HL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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