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 비야디·CATL이 낙점한 中전기차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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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저우(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11-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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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中신에너지차 도시' 창저우에 가다

  • 中 10대 전기차 도시···유일한 2선 도시

  • 전기차 배터리 산업체인 완비도 97%

  • 시내버스 절반이 '전기버스'···태양광 충전도

  • 10년 전 전기차 육성···올해 GDP 1조 위안 예상

중국 창저우시에 위치한 비야디 전기차 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신화통신
중국 창저우시에 위치한 비야디 전기차 공장 생산라인 [사진=신화통신]

“충전 인프라가 잘 돼 있어서 전기차를 모는 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이곳이 왜 ‘신에너지차 도시’라 불리겠어요?” 

지난 14일 찾은 중국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시에서 만난 왕웨처(網約車, 인터넷콜택시) 기사의 표정에서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는 “하루에 1회 정도 충전하는데, 한번 충전에 30위안(약 5400원)이 들고 400㎞ 주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달에 연료비가 몇 백 위안밖에 안 든다. 기름값보다 훨씬 싸다”며 “요새 왕웨처가 많아져 가격 경쟁도 치열한데 전기차를 몰아야 수지타산이 맞다”고도 했다. 실제 이날 하루 기자가 창저우시에서 호출한 왕웨처 4대 중 3대는 모두 초록색 번호판을 단 전기차였다. 
 
中 10대 전기차 도시···유일한 2선 도시
도로 곳곳을 질주하는 전기차, 큼지막한 주차장 자리마다 설치된 급속 충전기, 비야디·리샹(理想, 리오토)·닝더스다이(寧德時代, CATL) 같은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이 몰려있는 곳. 중국 장쑤성 정부와 관영 신화통신 초청으로 14일 창저우시를 방문한 취재진은 이곳이 최근 중국서 떠오르는 ‘신에너지 도시’임을 직접 실감할 수 있었다.

창저우는 중국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2023년 중국 신에너지산업 클러스터 도시' 순위에서 선전·상하이·쑤저우 다음으로 베이징과 함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2·3선 도시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창저우시 정부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신에너지 차량 보유대수는 12만1000대, 충전기 보급대수는 5만5400개다. 최소 15만대의 신에너지차에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 10월 창저우시 누적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100만대를 돌파했다. 2020~2022년 3년간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각각 1333%, 146%, 284%씩 폭증했다. 

특히 비야디와 리오토는 창저우시 신에너지차 산업을 견인하는 양대 산맥이다. 리오토는 2019년 11월, 비야디는 2022년 1월부터 각각 창저우시에서 공장을 가동했다. 
 
배터리 산업체인 완비도 97%···비야디도 선택
사진신화통신 제공
중국 창저우시에 위치한 비야디 전기차 공장 생산라인 [사진=신화통신]

이날 취재진이 직접 방문한 비야디 창저우 1기 공장. 이곳에서는 베스트셀러 모델인 위안플러스(영문명·아토3)와 ‘하이바오(海豹)가 집중 생산되고 있었다. 비야디 공장 관계자는 “생산량의 80%는 유럽과 동남아 위주로 해외에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야디는 2019년 4월 창저우시 정부와 전략적 협력을 맺고 100억 위안(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신에너지차 핵심 부품 산업단지와 연구개발(R&D) 기지 건설 계획을 세웠다. 1기 공장은 2022년 1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올해 예상 연간 생산량만 30만대 이상이다. 

이곳은 비야디가 중국에 지은 네 번째 공장이다. 비야디는 현재 전국에 9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이 선전·시안·창사·허페이·지난·정저우 등 대도시에 위치해 있다.

비야디가 2선 도시인 창저우를 낙점한 것에 대해 푸얼캉 비야디 홍보 담당자는 “신에너지차 공급망 인프라가 완비된 데다가, 정부의 신에너지차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사격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곳에 구축된 신에너지차 공급망 기업과 모두 협조가 가능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야디는 현재 창저우에 2기 공장도 건설 중이다. 

2015년 창업한 전기차 스타트업 리오토는 본사가 수도 베이징에 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 자동차 공장 건설 도시로 창저우를 낙점했다. 50억 위안을 투자해 21개 생산라인을 구비하고 2019년부터 생산에 돌입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생산량만 50만대에 달한다. 이밖에 베이징자동차도 창저우에 15억 위안을 투자해 신에너지 트럭 스마트 생산 공장을 지어 올해부터 가동했다. 모두 창저우의 탄탄한 신에너지 산업 인프라를 눈여겨보고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이다.

그만큼 창저우는 신에너지차 산업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완벽한 제조업 공급망을 구비하고 있다. 창저우시 정부에 따르면 이곳엔 중국 국가 공업 분류 기준으로 대분류 41개 업종 중 37개, 중분류 207개 업종 중 191개, 소분류 666개 업종 중 600개 이상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산업 체인 완비도는 97%에 달해 중국 전국 1위다. 창저우시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달한 것은 2016년 중촹신항(中創新航, CALB)과 CATL 공장을 유치한 때부터다. 이어 창저우 현지에서 펑차오에너지(蜂巢能源, SCOLT), 베이뎬아이쓰터(北電愛思特)와 같은 로컬 배터리 기업도 탄생했다. 

2018년 2월 창저우에서 창업한 SCOLT는 이미 중국 6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최근 상하이거래소 상장 승인도 받아 조만간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커촹반에 상장할 계획이다. SCOLT 몸값은 현재 약 460억 위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내버스 절반이 '전기버스'···태양광 충전도
창저우 시내에 자리잡은 전기차 충전소 주차장 자리마다 놓여있는 충전기에서 차량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창저우 시내에 자리잡은 전기차 충전소. 주차장 자리마다 놓여있는 충전기에서 차량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신에너지차 산업이 발달하다 보니 창저우 현지에 충전소 운영기업도 생겨났다. 싱싱충전(星星充電)과 뎬자자(電加加)가 대표적이다. 2014년부터 충전기 운영사업에 뛰어든 싱싱충전은 현재 창저우에만 700여개 충전소를 세웠다. 충전기기만 1만개가 넘는다. 

싱싱충전이 올림픽 스포츠센터에 세운 초고속 충전소를 둘러봤다. 이곳 주차장 공간에는 모두 37개 충전기기가 설치됐다. 곳곳에는 차를 세워놓고 시동만 켜 놓은 채 충전하는 기사들이 눈에 띈다. 한 왕웨처 기사는 도착하자마자 10분만 충전하고 곧바로 자리를 뜬다. 8분 충전만 해도 최고 400㎞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싱싱충전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초록색과 노란색이 혼합된 번호판을 단 전기버스가 시내 곳곳서 눈에 띈다. 창저우시 공공교통그룹에 따르면 올 들어 신차는 100% 전기버스만 구매했다. 현재 운영하는 시내버스 2100여대 중 1300여대가 순수전기버스로, 2025년까지 100% 전기버스만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창저우시는 전기버스 전환 후 연간 5700만 위안 비용 절감은 물론, 디젤 사용량도 700만 리터 줄어 연간 3만4700톤 탄소배출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일부 시내버스 충전은 태양광 에너지로 이뤄지기도 한다. 창저우시 시내 남쪽의 훙메이공원 인근 버스 종점. 이곳엔 400장이 넘는 태양광 패널이 종점 정류소 지붕마다 빼곡히 설치됐다. 태양광 패널을 통해 낮에 풍부한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한 후 전기버스 충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곳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 용량은 186㎾로, 연간 20만톤㎾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200톤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효과도 있다. 전기버스를 충전한 후 남은 잉여전력은 이곳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돼 언제든 충전에 활용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창저우 시내 훙메이 시내버스 종점 지붕마다 빼곡히 사진배인선 기자
창저우 시내 훙메이공원 인근의 한 시내버스 종점. 지붕마다 빼곡히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 낮시간에 풍부한 태양광에너지를 저장해 전기버스 충전에 사용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10년 전부터 전기차 육성···올해 GDP 1조 위안 예상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개요 자료아주경제 DB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개요 [자료=아주경제 DB]

사실 창저우시는 장쑤성 산하 13개 도시 중 면적은 꼴찌에서 두 번째에 불과하다. 인구도 약 530만명으로 9위다. 특별히 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소비력이 크지도 않다. 하지만 예로부터 제조업이 발달한 데다가, 창저우시 정부가 일찌감치 신에너지차 산업 육성에 주력한 게 주효했다.

창저우시 정부는 2011년 신에너지차연구원을 설립해 국내외 고급 인재를 유치하고 핵심부품 산업을 육성하는 등 신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후 1년 만에 연구원에서는 11개 신에너지차 발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어 2014년 신에너지 산업 발전 지원 정책을 발표해 신에너지차 재정 보조금 지원 등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CALB, CATL 같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이 창저우에 공장을 설립한 배경이다.  

신에너지 산업 발전에 힘입어 창저우시 지역 경제도 고속 성장세를 구가하는 중이다. 지난해 창저우시 전체 공업 규모는 2조 위안을 돌파해 장쑤성 도시로는 쑤저우·우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중 신에너지 산업생산액만 5000억 위안이 넘는다. 특히 배터리, 전기차, 태양광 산업 생산액이 전년 대비 모두 갑절로 증가해, 전체 지역 산업생산 증가율 기여도가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창저우시는 올해 지역 국내총생산(GDP)이 1조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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