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 알리바바의 고향...스마트ㆍ저탄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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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10-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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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 위' 아시안게임···코로나19 연기에도 자원 낭비 줄여

  • '저탄소 생활 실천'···30만명 동참해 7톤 이상 탄소 절감

  • 아시안게임용 메신저···세계 각국 10만명 소통·협업 지원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소재한 알리바바 클라우드 본사 앞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천천 충충 롄롄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소재한 알리바바 클라우드 본사 앞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천천, 충충, 롄롄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장 56곳에서 하루 평균 총 150회 남짓한 경기가 열린다. 이 모든 경기 데이터는 클라우드를 통해 문자 메시지·이메일·프린터·영상 콘텐츠·뉴스피드 등 각종 형태로 전 세계 45개 국가와 지역의 선수·심사위원·스태프·기자 등 10만명에게 신속·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된다. 비디오 판독이나 도핑테스트 결과도 실시간으로 반영돼 업데이트된다. 

# 식당에서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운 접시 사진을 찍어 ‘저탄소 전용 앱’에 올리면 20포인트, 편의점에서 산 물건을 직접 가져온 에코백에 넣고 카운터에 게시된 ‘비닐봉지 필요 없음’이라고 적힌 QR코드를 스캔하면 10포인트···.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촌 입주민들은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실천해 포인트를 적립한 후 필요한 물품을 구매한다.
 
'구름 위' 아시안게임···코로나19 연기에도 자원 낭비 줄여
사진제공알리바바클라우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사상 최초로 경기 관리·결과 배포·경기 지원 등 핵심 시스템에서부터 경기 중계방송에 이르기까지 모두 알리바바 클라우드로 운영되고 있다.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해 군중 혼잡도, 날씨 변화, 정전, 화재 등 돌발 사태도 실시간으로 파악해 상황 통제실 대시보드에 경고를 표시함으로써 안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사진제공=알리바바클라우드]


'녹색·스마트·절약·문명.'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추구하는 4대 전략이다. 9월 26일부터 사흘간 둘러본 항저우 아시안게임 현장은 중국 인터넷 공룡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기술력에 힘입어 스마트·친환경·대화합의 아시아인 축제로 거듭나고 있었다.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는 2018년부터 국제 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IOC 산하 기구인 아시아 올림픽평의회(OCA)에서 주관한다.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모든 경기의 핵심 시스템, 즉 경기 관리 시스템(GMS)·결과 배포 시스템(RDS)·경기 지원 시스템(GSS) 모두 알리바바 클라우드로 100% 운영된다는 것이다.

핵심 시스템은 56개 경기장은 물론 정보기술관리센터, 미디어센터, 선수촌 등 기타 주요 시설 운영을 24시간 지원해 전 세계 45개 국가와 지역의 선수·방송사·기자·스태프 등 10만명이 넘는 등록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기 데이터 저장·배포를 위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 설치나 별도 소프트웨어 개발도 필요 없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아시안게임 방송 중계 시스템도 바꿨다. 과거 라이브 영상을 각국으로 송출하기 위해 전용 국제 광통신 회로를 깔고 중계차를 설치하는 등에 상당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했던 방송사는 이제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올라오는 현장 중계 영상을 받아 손쉽게 TV, 모바일 등으로 송출할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앞서 2021년 도쿄 하계 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이미 일부 경기에 국한해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방송 디지털화를 구현해낸 경험이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100% 모든 경기를 클라우드로 방송 중계하면서 기술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이다. 알리바바는 대회 기간 최대 68개 고화질(HD)과 초고화질(UHD) 피드를 통해 5000시간 이상 라이브 영상을 전송한다는 계획이다. 

셀리나 위안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부문 회장은 “2021년 도쿄올림픽은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기존 올림픽 대비 인건비를 30%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개최 예정이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되면서 전체 설비 운영 중 70%를 중단해야 했지만 클라우드 인프라에 기반한 덕분에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클라우드는 적시에 필요한 만큼만 서버 리소스를 받아 사용하므로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게 최대 장점이기 때문이다.
 
'저탄소 생활 실천'···30만명 동참해 7톤 이상 탄소 저감
사진제공알리바바 클라우드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 입주민들은 '저탄소 전용 앱'을 통해 저탄소 활동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한 입주민이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인증하는 QR코드를 스캔해 포인트를 쌓고 있다.  [사진제공=알리바바클라우드]


알리바바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자들에게 일상생활 속 저탄소 실천을 더욱 장려하기 위해 '저탄소 전용 앱'도 출시했다. 

아시안게임 선수촌 내 상점, 식당, 계단, 분리수거장 등 곳곳에는 QR코드가 부착돼 있다.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에코백 사용, 빈병 재활용,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자전거 이용 등 친환경 활동을 하고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저탄소 전용 앱에 친환경 포인트가 적립되도록 한 것. 차곡차곡 쌓은 포인트로 아시안게임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다. 

9월 중순 아시안게임 선수촌 개장 후 현재까지 저탄소 전용 앱 가입자만 30만명을 넘으며 모두 7톤 이상 탄소 저감을 기록했다고 알리바바 측은 설명했다.

이는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개발한 자사 인공지능(AI) 기반 저탄소 관리 솔루션 '넝하오바오(能耗寶·영문명 에너지 엑스퍼트)'를 활용한 것이다. 넝하오바오는 기업 경영과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측정해 분석한 후 최적화된 저탄소 환경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넝하오바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마스코트를 생산·제조하는 데도 활용됐다. 공장들이 넝하오바오 솔루션을 활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항저우 마스코트 중 하나인 ‘롄롄(蓮蓮)’ 인형을 예로 들어보자. 전통 제조 방식으로는 원자재, 포장, 생산 방면에서 이산화탄소를 모두 1.71㎏ 배출하지만 넝하오바오를 통해 친환경 인증을 받은 롄롄 마스코트 인형은 제조 과정에서 태양광 에너지 사용, 에너지 효율성 제고, 포장 간소화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모두 0.11㎏ 줄이는 효과를 냈다.

넝하오바오는 선수촌 내 각 기업 매장 운영에도 활용되고 있다. 중국 유제품회사 이리(伊利) 매장은 현재 넝하오바오를 통해 태양광 에너지 사용량 증대, 스마트 조명·에어컨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 우유팩 재활용 기계 설치 등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동참하고 있다고 알리바바 측은 설명했다. 

저우징런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시안게임 대회 기간 중 기술력을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 활동에 동참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용 메신저···세계 각국 10만명 소통·협업 지원
항저우아시안게임 사진제공알리바바클라우드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출시한 아시안게임 전용 메신저 앱 '딩톡'에는 10만명 넘게 가입해 온라인을 통해 상호 소통과 정보 공유는 물론 비즈니스 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한 이용자가 딩톡을 통해 경기장을 예약하는 모습.  [사진제공=알리바바클라우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자사 기업 비즈니스 전용 메신저앱 딩톡의 항저우아시안게임 버전을 새로 선보였다 사진제공알리바바클라우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자사 기업 비즈니스 전용 메신저앱 '딩톡'의 항저우아시안게임 버전을 새로 선보였다. [사진제공=알리바바클라우드]

이 밖에도 알리바바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 세계 각국 참가자들이 지역과 언어 장벽을 넘어 보다 원활하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와 협업해 출시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용 메신저 앱 ‘딩톡’을 통해서다. 딩톡은 알리바바가 2015년 출시한 기업 비즈니스 전용 메신저로 기업과 조직을 위한 지능형 업무 공유 협업 플랫폼인데 이번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버전을 특별히 개발한 것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항저우를 비롯해 닝보, 원저우, 진화, 샤오싱, 후저우 등 저장성 6개 도시 56개 경기장에서 분산 개최돼 소통이나 정보 공유 등 방면에서 물리적 제약이 컸다. 딩톡은 이를 위해 수만 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온라인에서 한데 모여 상호 소통과 정보 공유는 물론 각종 문서 자료 미리보기·검토·편집 등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아시안게임용 딩톡에만 행정 승인, 회의, 교육, 날씨 모니터링, 의료 지원, 경기장 예약 등 300개 가까운 앱이 연동돼 이용자들은 모바일 클릭만으로도 아시안게임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다. 딩톡에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기계 번역 서비스를 탑재해 중국어, 영어, 한국어, 일본어, 태국어 등 14개 언어로 지능형 실시간 번역을 제공함으로써 외국인과 소통할 때 장벽도 줄였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아시안게임용 딩톡 누적 가입자만 10만명 이상이다. 8월 한달에만 450만개 메시지가 오가며 소그룹방이 1만2000개 만들어져 모두 7700건이 넘는 온라인 승인 결재가 이뤄졌다. 

장거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방송정보기술부 부부장은 "아시안게임 조직위와 딩톡의 전폭적인 협력을 통해 아시안게임용 딩톡은 계층, 부서, 지역을 초월한 참가자를 위한 '온라인 조직,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온라인 비즈니스'라는 거대 협업을 달성했다"며 "이는 항저우 디지털 경제의 결정체일 뿐만 아니라 향후 국제 대규모 스포츠 행사에서 활용될 귀중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 

알렉스 리 딩톡 부회장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 시 조직 운영 효율성과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지능형 협업 플랫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노하우를 기반으로 내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서도 올림픽 전용 딩톡을 서비스하기 위해 현재 올림픽 조직위원회와도 소통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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