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봉한 저우싱츠 감독의 신작 '쿵푸여자축구(원제: 功夫女足)'를 둘러싼 관객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개봉 닷새째인 15일까지 박스오피스 8억 위안(17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몰이엔 성공했지만, 중국 영화 평론사이트 더우반에서는 10점 만점에 6.5점에 그치는 등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냉담했다.
영화는 국제 축구대회 '최강무적컵(至尊无敌杯)'을 배경으로 중국 여성 축구팀 '어메이(峨眉)'가 쿵푸를 무기로 강호들과 맞붙으며 우승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다.
'코미디 제왕'으로 불리는 저우싱츠 감독이 7년 만에 내놓는 신작인 데다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열기와 맞물려 그의 대표작인 '소림축구' 이후 다시 축구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흥행 성적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중국 영화 예매 플랫폼 마오옌은 최종 박스오피스가 3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을 정도다.
하지만 흥행과 달리 입소문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관객들은 시대착오적인 유머와 조악한 특수효과, 산만한 전개, 어색한 연기를 잇달아 지적하며 "저우싱츠 영화 가운데 가장 실망스러운 작품"이라는 혹평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저우싱츠 특유의 B급 감성 코미디를 기대했던 팬들의 실망이 컸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은 "저우 감독의 연출 아래 모든 배우들이 앞다퉈 '저우싱츠' 특유의 엉뚱함과 광기 어린 연기, 앞뒤가 안맞는 대화에서 나오는 썰렁한 유머를 완벽하게 재현하는데 몰두한 나머지 배우간 호흡이 잘 살아나지 못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한 누리꾼은 "저우 감독의 영화는 저우싱츠 스타일을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야 빛난다"며 "인물과 이야기의 개연성은 무너졌고 진부한 농담만 반복됐다"고 비판했다.
중국 영화평론가 자오웨이펑 중국예술연구원 영화TV연구소장은 "저우싱츠표 코미디에 대한 향수, 월드컵 열기, 초호화 스타 캐스팅, 여름 성수기 개봉이 맞물리면서 작품의 완성도와 관계없이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있다"며 "하지만 영화는 1990년대식 코미디 문법으로 2026년의 성장 서사를 풀어내 시대 착오적인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영화는 한국 축구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작품 속 한국 여자축구 대표격인 '이화팀'은 승리를 위해 상대 선수를 도발하고 반칙을 일삼으며, 심판의 편파 판정까지 등에 업는 팀으로 묘사된다. 일부 중국 매체와 누리꾼들은 이를 한국 축구에 대한 풍자로 해석했고, 국내 관객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국 연예매체 시나엔터는 "영화는 한국 축구선수들의 반칙과 심판 판정을 신랄하게 풍자했다"며 "이 같은 내용 때문에 한국에서 개봉되더라도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는 오는 8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순차적으로 개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개봉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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