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충돌 확산…'협상용 압박'인가, 전면전 신호탄인가

  • 미군, 호르무즈 인근 군수 인프라 연일 공습…이란은 걸프국 보복 확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중동국 보복 공격 미사일 사진연합뉴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중동국 보복 공격 미사일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휴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에도 군사 충돌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혼란에 빠졌다.
 
양측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압박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MOU 체결 이후 60일간의 추가 휴전 기간이 진행 중임에도 군사작전을 확대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양측은 지난 12일 종전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결렬된 이후 다시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17일(현지시간) 이란을 겨냥한 야간 공습을 일주일째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교량과 철도, 도로 등 군수 보급 인프라를 집중 타격하고 있으며, 제11해병원정대 소속 병력 약 2000명을 이란 인근 해역에 투입했다.
 
여기에 유럽 기지에 배치됐던 전투기 전력까지 중동으로 재배치하며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이란 역시 보복 수위를 높이고 있다.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비롯해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을 공격한 데 이어, 카타르와 오만, 이라크, 요르단 등 미국 우방국으로 공격 범위를 넓히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양측의 군사행동은 당장 전면전을 염두에 둔 것이라기보다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힘겨루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군사적 영향력을 약화시켜 협상력을 높이려 하고, 이란은 걸프 지역의 긴장을 키워 국제유가를 자극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측 모두 휴전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데는 부담을 안고 있다. WSJ은 국제유가 급등이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과 함께 전후 재건 비용, 경제난에 따른 국민 불만 등이 이란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경제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제한적 충돌이 언제든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테네시대의 이란 안보 전문가 사예드 골카르는 WSJ에 "이번 확전은 빠르게 격화하고 있으며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며 "양측 모두 원하지 않더라도 전면전으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최대 변수는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란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 하고, 미국은 항행 정상화를 통해 이란의 핵 개발 포기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하미드레자 아지지 객원연구원은 WSJ에 "양측 모두 상대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국내 정치·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장기적인 인내 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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