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휘니 주한 캐나다대사 "韓·加 수교 60주년…파트너십 강화에 지금이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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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헌, 권성진 기자
입력 2023-11-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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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력ㆍ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 기대

  • 6·25전쟁 당시 파병 역사 강조

  • 민주주의 상호 발전 가능성에도 관심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캐나다 대사관에서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대사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캐나다 대사관에서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세진 기자]
 
"한국과 캐나다는 양자관계의 모든 지점에서 중요한 순간에 있다. 우리는 수교 60주년을 축하하고 있지만, 경제적·정치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다."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대사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캐나다 대사관에서 아주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한국과 캐나다는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양국 관계가 지금까지 발전해온 것 이상으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모휘니 대사는 양국이 단순한 거래 관계가 아닌 파트너 관계로, 캐나다의 자원과 한국의 기술 노하우가 융합하면 서로 윈윈하며 나아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캐나다, 2015년 FTA 이후 교역 2배 증가"...에너지 안보로 더욱 주목
한국과 캐나다는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양국 간 교역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고, 2017년에는 무기한 무제한 통화스와프도 체결했다. 모휘니 대사는 "양국 간 교역이 FTA 협정 이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엄청난 성장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과 캐나다 간 교역액은 16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1%나 증가했다. 한국은 캐나다로부터 철광석, 니켈 등 원자재를 수입하고 자동차, 스마트폰 등을 수출한다. 

최근 들어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 및 중요도가 더욱 커졌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안정과 청정에너지 등 에너지 안보 이슈가 주목받으면서다. 캐나다는 리튬,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광물이 풍부한 자원 부국으로, 한국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협력 필요성이 높아졌다. 캐나다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확대와 미래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커졌다. 

모휘니 대사는 향후 유망한 양국 간 경제협력 분야로 청정에너지 분야를 꼽았다. 그는 "청정에너지는 캐나다와 한국 모두의 핵심 분야"라며 "우리는 2050년까지 기후 변화 목표인 탄소배출제로(탄소중립·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 청정에너지를 찾는 것은 양국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은 지난해 캐나다의 대(對)한국 주요 수출품이지만, 화석연료가 아닌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모휘니 대사의 주장이다. 그는 "우리 천연가스업체들이 화석 연료를 생산하지만, 우리는 그 부문을 청정에너지로 탈바꿈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모휘니 대사는 "캐나다는 원자력 분야의 광물 생산국인 동시에 기술도 가지고 있다"며 "원자력 분야에서 두 나라는 협력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해 캐나다 기업 칸두 에너지와 원전해체 분야 사업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월성1·2·3·4호기의 원자로를 설계한 칸두 에너지의 기술적 지원이 필요해서다. 

모휘니 대사는 원자력과 더불어 전기차 분야의 협력도 주목했다. "우리는 자동차 분야를 친환경적이고 깨끗한 모습으로 전환하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기차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은 전기차 기술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중요한 광물 및 에너지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기차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은 이미 시작된 상태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40억 달러(약 5조4000억원)를 투자해 4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고, 포스코 퓨처엠과 GM은 캐나다 퀘벡 베캉쿠아시에 약 6억3300만 달러(약 7900억원)를 투자해 연 3만톤 규모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 내에서 배터리가 조립되는 것을 요구 조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캐나다와의 협력 필요성이 크다. 
 
캐나다, 6·25전쟁 당시 3번째로 많은 파병...북한 문제 등에도 관심
모휘니 대사는 경제적 관계 외에도 양국 간 정치·외교 및 안보 측면의 협력 중요성도 강조했다. 양국은 민주주의 체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방한하고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캐나다를 방문하는 등 양국 정치권의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모휘니 대사는 양국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이루고 민주주의에도 영향을 주는 관계가 될 것을 기대했다. 

캐나다는 6·25전쟁 당시 미국과 영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은 2만6971명을 파병해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흘렸다. 전후에는 유엔 평화군 사령부에 기여했다. 전쟁 당시 사상자는 1500명을 넘어 가평에는 이들을 기리기 위한 캐나다군 참전 기념비도 있다. 모휘니 대사는 이에 대해 "캐나다인의 명예로운 행동을 기리는 기념비"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5월 한국 캐나다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캐나다는 혈맹"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의 안보 협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모휘니 대사는 11월 캐나다 국방부 관계자가 서울을 방문해 유엔군 사령부와 함께 안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 부임할 유엔군 부사령관도 캐나다의 데릭 맥컬리 장군이 맡는다. 트뤼도 총리 역시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바 있다. 

한편 모휘니 대사는 경제·안보 분야 외에도 한국의 인권, 성 문제 및 문화, 교육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젠더(사회적 성) 분야와 관련 활발한 토론이 있고 모든 측면에서 토론이 이뤄지고 있는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라고 규정했다. 모휘니 대사는 캐나다가 성평등 분야에 앞서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실제 캐나다는 지난 2015년 세계 최초 성평등 내각으로 주목받았다. 

인권 문제는 북한 문제와도 연결되는 가운데 향후 남북관계에 있어 캐나다가 일정 부분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모휘니 대사는 지난 한국·캐나다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진 점을 강조했다. 모휘니 대사는 "북한 주민은 인권 침해로 고통받고 있다"며 캐나다는 비정부기구(NGO) 형태로 북한 주민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NGO 단체는 북한에 꾸준히 인도적 차원으로 대두, 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캐나다는 2001년 북한과 수교하고 외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모휘니 대사는 한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올해로 수교 60주년을 맞았지만 햇수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가까운 관계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1963년에 첫 수교를 했지만, 이미 그전부터 전쟁을 통해 피를 나눈 파트너 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모휘니 대사는 "우리는 한반도를 떠난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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