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쉽고 바르게]⑪ "세상이 보였다"…또 하나의 우리글 '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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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11-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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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각장애인, 세상과 만나는 통로이자 눈

  • 1926년 송암 박두성 훈맹정음 제작·발표

  • 1969년 육병일 선생 국내 첫 '점자 도서관'

  • 2020년엔 '한글 점자의 날' 법정 기념일로

  • 하나증권, 점자도구 직접 만들어 전달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세상과 만나는 하나의 통로이자 또 다른 소중한 우리글이다. 하지만 점자는 한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 보다 많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6점 체계 점자는 루이 브라유가 발명했다. 브라유 이름에서 따와 영어로 브레일(Braille)이라 불린다.
 
송암 박두성은 1926년 11월 4일 브라유의 6점 체계 점자를 기본으로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발표했다. 11월 4일 ‘한글 점자의 날’은 2020년 12월 ‘점자법’이 개정되면서 법정 기념일이 됐다.
 
점자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 서서히 뿌리를 내렸다. 우리나라 최초의 점자도서관은 1969년에 설립된 한국점자도서관이다. 초대 관장 육병일이 개인 재산을 털어 시작했다. 육 관장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을 운영하겠다고 하자 그의 스승이었던 박두성이 직접 만든 점자책을 선뜻 내어 주었다고 한다. 현재는 ‘울산시점자도서관’과 ‘세종점자도서관’ 등 지역 곳곳에서 점자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도서관이 생기면서 과거에 비해 점자책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림책 위에 라벨 스티커 용지로 점자를 출력하고 부착하여 제작된 점자라벨도서, 한 면에는 촉각으로 표현되어 그림을 만져보고 또 다른 면에는 점자로 된 글들이 있는 촉각 도서와 같이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점자 도서는 비시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함께 볼 수 있는 점자책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점자책이 나아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점자책은 일반도서처럼 서점에서 구입할 수 없고 신간이 나오는 속도도 느리다. 시중에 책이 출판되고 나면 자료 선정 과정을 거쳐 점자책을 제작하게 된다.
 
소리로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이 발전하고 있지만 표나 그림을 이해해야 하는 교육 분야 등에서 점자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같이 균등한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보다 세심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더불어 도서관 장애인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시각 장애인 이용자를 위한 점자책을 구비하고 있지만 장애인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다.
 
비시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함께하는 도서관 프로그램이 보다 많아져야 한다. 이는 장애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또한 점자에 관한 관심이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져야 한다. 하나증권은 올해 한국점자도서관에 시각장애 아동들에게 학습 지원을 하기 위한 점자도구를 전달했다.
 
점자도구는 쉽고 간편하게 점자를 습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이 없이 점자를 표기하고 초기화할 수 있어 시각장애 아동 점자교육에 꼭 필요한 반영구적 의사소통수단으로 꼽힌다. 하나증권 임직원 100명이 점자도구 제작에 직접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4년 문화예술 분야 정부 예산안을 보면 점자 교육 기관을 지정하도록 한 ‘점자법’ 개정에 맞춰 신규 3곳를 지정하기 위한 예산을 증액 편성했다. 또한 수어와 점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세상과 만나는 통로이자 세상을 보는 눈”이라며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만든 한글 점자는 또 하나의 우리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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