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 세무조사] 국세청, 주력 계열사·거래처도 털었다…부당 거래 여부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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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기원 기자
입력 2023-11-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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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 본사 전경 사진한일시멘트
한일시멘트 본사 전경 [사진=한일시멘트]
국세청이 지난달 하순 한일시멘트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계열사와 거래처 등 관계사가 조사 대상에 함께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한일시멘트 뿐 아니라 지주사인 한일홀딩스, 한일인터내셔널, 한일L&C(구 한일건재) 등 주력 계열사들과 J사, S사 등 관련사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세무조사가 한일시멘트 그룹 계열사와 관련사에 전방위로 진행되는 만큼 한일홀딩스·한일시멘트와 계열사 간 부당 거래 및 탈세 여부를 검증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본지가 한일시멘트 계열사의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실제 세무조사 대상 계열사는 하나같이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이 높다는 공통 특징이 있었다. 이들 회사 전체 매출 중 특수관계자 비중은 최소 40%대에서 최대 90%대에 달했다. 

한일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4478억원 중 특수관계자 거래는 2459억원으로 54.9%에 달했다. 한일시멘트 1389억원, 한일현대시멘트로부터 107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한일 L&C는 지난해 매출 954억원 중 41.7%인 398억원이 한일시멘트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했다. 한일시멘트 386억원, 한일현대시멘트 11억원 등이다. 한일 L&C는 지난해 한일시멘트 206억원, 한일현대시멘트 22억원, 한일홀딩스 3억원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총 232억원의 매입거래도 있었다.

한일시멘트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인 한일홀딩스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홀딩스의 지난해 매출 400억7137만원 중 특수관계자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은 382억8574만원으로 95.5%에 달했다. 이 중 261억원은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배당 수익으로 파악됐다.

한일홀딩스는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배당 이익 상당수를 다시 허기호 회장과 친족 등 주주에게 배당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홀딩스의 배당액은 지배구조 개편인 직전인 2017년 124억86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지배구조 개편 후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배당액은 246억6500만원으로 지주사 전환 전 보다 배로 급증했다. 

한일홀딩스는 2019년 별도 기준 6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도 배당액을 오히려 늘려 137억8700만원을 주주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한일홀딩스는 지난 9월말 현재 허기호 회장이 31.23%, 허정섭 명예회장 16.33% 등 전체 지분 중 60% 이상을 허 회장과 친족 등이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과 친족 지분 비중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150억원 넘게 배당을 통해 허 회장과 그 일가에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허 회장의 지분은 지배구조 개편 직전인 2017년 말 10%에서 지배구조 개편 후인 2018년 말 30%로 3배 가량 급증했는데, 일각에선 지배구조 개편 후 허 회장이 그룹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안정적 수익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세청이 한일시멘트 그룹을 조사하면서 계열사가 아닌 J사와 S사를 특정해 동시 세무조사에 나선 배경도 주목할 점이다. 이에 대해 국세청이 한일시멘트 그룹과 이 회사들 간 부당 거래 정황을 파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통·도소매 업체로 알려진 J사는 2022년 10월 기준 사원수 1명, 2021년 매출액 81억원, 당기순이익 6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전해진다. 2008년 4월 한일산업 대리점권 계약을 맺는 등 한일의 거래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한일홀딩스(구 한일시멘트) 공시 자료에 따르면 허 회장은 지난 2017년 3월 31일 J사가 보유한 한일시멘트 주식 3만7727주를 시간외거래로 매입해 회사 지분율을 늘린 바 있다.

S사는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업체로 2002년 1월 설립됐다. 특이 점은 현 한일시멘트 감사인 장 모씨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S사 대표를 지냈다는 점이다.

본지는 한일시멘트 측에 동시 세무조사에 들어간 두 회사와 한일시멘트와의 관계에 대해 질의했지만 “알지 못한다”며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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