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분기 반도체 장비 수입 93% 급증...美규제 앞두고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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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11-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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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산 장비 6배 늘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3분기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강화안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노광장비 사재기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세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9월 반도체용 중국의 제조 기계·장비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 증가한 634억 위안(약 1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노광장비 수입이 4배 가까이 늘었고, 이 중에서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수입이 6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 노광장비 시장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이 독점하다시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내놓은 수출 통제 초안의 허점을 메꾼 강화안을 지난달 발표하고, 중국의 기술 자립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네덜란드·일본과 함께 첨단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는 노광·식각·증착·세정 등 12개 공정별 핵심 장비를 수출 통제 대상으로 추가했다.

현재 해당 수출 통제 조치는 유예된 상태지만, 내년 1월 1일부터 ASML은 지금까지 중국에 판매해 왔던 심자외선(DUV) 장비를 판매하지 못하게 된다. DUV는 ASML의 최첨단 반도체 장비인 극자외선(EUV) 장비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지난 8월 화웨이가 내놓은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반도체를 제조할 때 쓰이는 등 중국 기술 자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7㎚(나노미터·10억분의1m) 반도체는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가 제조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전자기기 분해 및 조사 전문업체 포멀하우트 테크노솔루션즈에 따르면 SMIC는 미국 수출 규제 대상에서 빠졌던 구형 노광장비를 사용해 7㎚ 반도체를 생산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이 수출 통제 조치 시행 전 ASML 장비를 비축해두기 위해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ASML의 3분기 매출 중 중국 비중은 46%로, 지난해 동기 14%에서 3배 이상 뛰었다. SMIC는 3분기 순이익이 80% 급감했는데, 지출 예산을 지난해 대비 18%가량 늘려 반도체 장비 구매에 투입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봐도 지난달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거래가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대 네덜란드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9.5% 증가했다.

이시노 마사히코 도카이도쿄조사센터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장비 수입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실수요와 상관없이 ASML 장비 발주에 뛰어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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