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려 끼쳐 죄송" 커지는 논란에 고개 숙인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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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11-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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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은택 대표 "차질 없이 사업 수행"

  • 3분기 실적도 주춤…AI·클라우드 사업 개설 절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3분기 영업이익이 7% 감소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 조종'과 택시 가맹수수료를 통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동시에 받는 가운데 실적까지 둔화했다. 카카오는 현재 처한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조직적 재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9일 카카오는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이 2조1609억원, 영업이익은 14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3%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순이익은 495억원으로 63.9% 쪼그라들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뉴 이니셔티브(신사업)' 투자가 증가했지만 관련 성과가 나지 않으며 손실이 커진 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겹친 결과다.

결국 카카오 경영진은 고개를 숙였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SM엔터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부정적인 뉴스로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관련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 중"이라고 전했다.

인사 개편 의사도 밝혔다. 홍 대표는 "회사 성장과 함께 그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적 재정비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사업 리스크 최소화가 주주들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면서,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중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신사업인 AI·헬스케어·클라우드 등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야 한다. 이들 사업에 계속해서 적잖은 투자를 집행해 왔는데, 아직은 영업손실이 훨씬 큰 상황이다.

카카오는 회사가 구현하려는 서비스에 적합한 AI 모델을 비용 효율성을 중점에 두고 채택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브레인이 현재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 중인 가운데, 오픈소스 모델의 파인튜닝도 병행하고 있다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는 게 회사 목표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의 LLM인 '코GPT 2.0'도 적용할 전망이다.

홍 대표가 이날 첫손에 꼽은 서비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결합한 'AI 콘텐츠 봇'이다. 이용자 관심사를 기존보다 세분화해 AI봇이 골라 주는 콘텐츠를 소비하게 하고 공통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가령 이용자가 응원하는 스포츠 팀·선수 등에 집중한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즉 카카오톡 등 기존 플랫폼을 활용, '연결'이라는 카카오의 장점을 AI로 더욱 살리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앞으로 고객을 누가 연결하느냐의 경쟁이 (AI 경쟁에서)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카카오가 강점을 갖고 있는 서비스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조만간 해당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출시 후 기존 핵심 사업인 광고·선물하기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연속 혈당 측정기와 연동해 더욱더 편리하게 혈당을 관리하는 서비스의 연내 인가도 준비 중이다. 의료기관이 보유한 방대한 임상연구 자료를 표준화해 축적한 '임상데이터 웨어하우스'도 조만간 국내 여러 대형 병원에 구축한다.

클라우드는 카카오 계열사들 사업에 적용해 빠르게 역량을 강화한 뒤, 이를 바탕으로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의 본격 확장을 모색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구조로 재편하는 작업 역시 지속한다.

그간 실적 콘퍼런스콜에는 배재현 카카오톡 투자총괄대표도 참여했으나, 지난달 배 대표가 SM 시세 조종 의혹으로 구속되면서 홍 대표가 단독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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