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코리아 "남은 상업지구도 생숙 검토"... 별내 옛 메가볼시티 부지개발 '끝나지 않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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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1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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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란의 디벨로퍼, 화이트코리아②]

  • 지역민 대규모 복합상업시설 조성 '기대'에 시행사 '찬물'

  • "생숙 밭 전락... 이익만 챙긴다" 비판 속 또다시 생숙 계획

  • 지역민 "인허가 과정도 의구심"... 시행사 "행정절차대로 진행"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남양주 별내신도시 주민들의 숙원이던 ‘메가볼시티’ 사업이 무산된 이후 생활형 숙박시설 위주의 개발에 대해 지역 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시행사인 화이트코리아가 개발이 진행 중인 생숙 이외에 현재 남아 있는 상업2블록(상업2지구) 부지에도 주민들이 요구해 온 복합문화상업시설 대신 49층 규모의 생숙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지역 주민과 시행사 간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별내신도시 시민단체인 별내발전연합회(이하 별발연) 등에 따르면, 별발연은 주광덕 남양주시장과 시 관계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별내 옛 메가볼시티 부지 랜드마크 상업시설 조성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한 간담회를 조만간 갖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 중이다. 

별발연은 이 자리에서 옛 메가볼시티 부지에 남아 있는 상업2블록만은 주거시설 변경 없이 당초 계획대로 대규모 복합문화상업시설로 조성될 수 있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별발연 측은 메가볼시티 사업 좌초 이후 해당 부지를 매입해 개발 중인 화이트코리아가 지역 발전은 안중에 없이 개발 이익에만 눈이 멀었다며 실망감과 함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2008년 닻을 올린 메가볼시티 사업은 경춘선 별내역 초역세권 부지 총 6개 필지 7만5000㎡에 약 1조원을 들여 서울 강남 코엑스, 판교 알파돔시티급 랜드마크 복합상업시설을 만드는 사업으로 계획됐다. 

그러던 중 경기 침체 여파로 경남기업 컨소시엄이 사업에서 손을 뗀 뒤 2017년 LH로부터 사업부지를 사들인 화이트코리아가 당초 메가볼시티 계획의 일부인 복합문화상업시설단지는 미룬 채 생활형숙박시설과 오피스텔,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거시설로만 해당 부지를 개발하면서 지역주민과 시행사 간 갈등이 싹텄다. 별내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선 화이트코리아가 메가볼시티 사업 계승 의지를 피력하며 알짜 땅을 매수하고도 주거시설 위주로 분양해 개발 이익만 챙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별발연 관계자는 "남은 상업2블록만큼은 원래 계획대로 개발돼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라며 "메가볼시티와 같은 복합문화상업시설이 아닌 주거지로 변질되는 사업에 대해 별내주민들의 아쉬움과 실망감이 매우 크다. 개발을 맡고 있는 화이트코리아가 먼저 나서서 해당 부지의 온전하고 신속한 개발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지역민들이 남은 상업2블록에 대규모 복합문화상업시설을 조성하기를 고대하고 있으나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직 구체적인 조성 계획이 나오진 않았으나 화이트코리아가 상업2블록을 생숙으로 개발할 것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신정 화이트코리아 대표는 8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상업2블록 개발과 관련해 “49층 규모의 생숙으로 개발하려 계획하고 있다”며 “다만 내부 시설 구성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화이트코리아는 앞서 별발연이 상업2블록만큼은 당초 취지대로 ‘업무문화상업복합시설’을 조성하도록 요청한 데 대해 지난해 3월 서면을 통해 49층 오피스타워를 조성해 남양주시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지역 주민과의 약속을 깨고 화이트코리아가 남은 부지마저 대규모 상업시설 대신 생숙으로 채우게 될 경우 지역 내에 파장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앞서 해당 사업부지를 생숙 등 주거시설로 변경하는 인허가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022년 2월 당시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과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수감된 이후 약 한달 만에 남양주시 담당 국장 전결로 인허가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별발연에 따르면 화이트코리아는 메가볼시티 사업부지 인수 후 49층 이하의 생활형숙박시설과 오피스텔 등을 배치한 사업계획을 수립해 경기도에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경기도는 별내역특별계획구역이 생숙만으로 채워지는 데 따르는 기반시설 문제와 당초 계획과는 다른 데 대한 주민들의 민원 우려 등을 이유로 해당 사업계획을 반려했다.

화이트코리아는 이후 남양주시장의 허가권 범위 내로 사업을 축소해 부지 4개 블록 중 3개 블록에 생숙을 모두 배치하는 건축허가를 남양주시에 제출했고, 지난해 3월 남양주시로부터 총 3개 블록에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을 짓는 허가를 받았다는 게 별발연 측의 주장이다. 시장과 함께 부시장마저 공석이던 초유의 비상상황 속에서 성급하게 처리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별발연 관계자는 "남양주시가 화이트코리아가 신청한 생숙 건축을 허가함으로써 당초의 청사진은 사라지고 별내역 앞이 ‘수도권 최밀집 생숙 밭’으로 전락하게 됐다"며 "이미 별내역 바로 옆에 두 개의 생숙 단지가 입주해 용도변경과 관련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부족에 따른 학생 과밀문제 등 기반시설에 관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추가적인 생숙을 허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이트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건축허가의 경우 법적 요건을 모두 갖추면 행정당국에서 승인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 행정 절차대로 진행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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