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재단, 유럽 중세시대 문화 간직한 라트비아와 한국 현대도예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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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강대웅 기자
입력 2023-11-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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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트비아서 2023 한국 현대도예 순회전 '자가처방_한국도예' 개최

  • 최문환 대표, "도자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도자문화 증진에 앞장서겠다"

사진경기도
[사진=경기도]
한국도자재단은 내년 1월 14일까지 라트비아 국립 리가 장식예술·디자인미술관(Museum of Decorative Arts and Design)에서 2023 한국 현대도예 순회전 '자가처방_한국도예(Self Medication_Korean Ceramic Art)'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한국 현대도예 순회전’은 재단 경기도자미술관이 추진하는 국제 전시 교류 사업의 하나로 전 세계 유수 문화예술기관 간 도자 관련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한국 도자 예술의 세계 진출을 주도하고 세계 속 국제 도자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서 정체성 확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기획됐다.

지난해에는 5월부터 9월까지 벨기에와 프랑스에서 '숨겨진 빛: 한국의 현대도예(Hidden Colours: Korean Contemporary Ceramic Art)'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라트비아 현대도자센터(Latvian Centre for Contemporary Ceramics)가 주최하는 ‘2023 라트비아 국제도자비엔날레’의 국가 초청전(한국)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생활도자미술관에서 열린 발트 3국 국제 교류전 '안전한 지평선: 발트 현대도예(Safe Horizons: Baltic Contemporary Ceramics)'에 이은 후속 전시다.

라트비아 현대도자센터는 다우가우필스 시립 로스코 미술관(Daugavpils Rothko Art Museum) 내 위치한 라트비아 문화예술기관으로 2011년 설립돼 현대도예 관련 심포지엄, 비엔날레, 워크숍 등 다양한 국제행사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자가처방_한국도예》는 동시대 현대 도예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 전통문화로 굳어진 보수적인 도자의 개념을 넘어 한국 도예의 잠재력을 살펴보고 전 세계 도예가가 함께 그려갈 미래 가치를 모색해 보고자 기획됐다.

전시에는 △김익영 △김정범 △김정옥 △박종진 △배세진 △백진 △여병욱 △오제성 △오향종 △유의정 △윤정훈 △이능호 △이동하 △이수종 △정관 △한애규 등 한국 현대 도예가 16명이 참여해 총 51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는 같은 기획 의도 속에서도 ‘잇다’, ‘구하다’, ‘말하다’ 등 총 3가지의 의미로 구분해 관람하면 더 의미가 깊다.

‘잇다’에서는 전통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 나가는 작가를 위주로 살펴볼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극도로 절제된 면치기 기법을 통해 단순한 형태와 색의 균형으로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백자를 표현한 김익영 작가의 ‘순백보’, 한국의 전통 문살에 은은하게 번지는 달빛을 분청기법으로 표현한 김정옥 작가의 ‘병풍’, 청자를 전통이면서도 새롭게 도약해야 할 현대의 대상으로 삼아 수많은 실험을 거쳐 새로운 청자의 세계를 보여주는 이동하 작가의 ‘청자 삼족 향로’ 등이 있다.

‘구하다’에서는 점토(소지)라는 재료를 해석하고 다루며 작가만의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구체화해 나가는 작품들을 비교하며 관람해 볼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천 장이 넘는 서로 다른 크기의 종이에 색 흙물을 한 겹씩 바르고 켜켜이 쌓아 수만 년에 걸쳐 생겨난 한 해안가의 지층을 형성화 한 박종진 작가의 ‘아티스틱 스트라텀_패치 시리즈’, 넓은 면의 점토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 일련번호를 새기고 조각 34만 개를 이어붙여 작품에 들어간 작가의 시간과 공력을 표현한 배세진 작가의 ‘고도를 기다리며(WFG) 시리즈’ 등이 있다.

‘말하다’에서는 작품을 통해 사회와 문화적 현상, 현대도예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을 탐색하며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소리 낼 것을 제안하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김해 진례면에 위치한 무연고 미지정 문화재인 미륵불을 3D 스캔 후 주형틀을 만들고 점토를 가압 성형해 제작한 오제성 작가의 ‘INDEX_초전리 미륵불’, 전통적인 가치를 의미하는 단어를 영어 텍스트로 배치하고 그 의미와는 연결되지 않는 작품의 형태적 실험을 통해 ‘과거와 현재’, ‘완성과 미완성’, ‘중심과 주변’, ‘물질과 정신’, 그 경계를 표현한 정관 작가의 ‘What to Value 시리즈’ 등이 있다.

최리지 경기도자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한국도예의 열여섯 개의 단면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정진하고 극복할 것을 제안하는 예술적 실천의 사례”라며 “이 사례들이 우리의 관점과 경험을 다시 고찰하고 각자의 세계를 발견해 항해하기 위한 일종의 해도(海圖)가 되었으면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주라트비아 대한민국 대사관의 협력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재단은 이와 연계해 10월 3일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제4355주년 개천절 기념 국경일 리셉션에서 전시 개최에 대한 의미를 알렸다.

또 리셉션 다음 날인 10월 4일, 5개의 라트비아 국립 미술관 중 하나로 800년 역사의 유서 깊은 건축 문화재인 장식예술·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 개막식을 진행했다.

특히, 개막식에는 아그네세 로기나(Agnese Logina) 라트비아 문화부 장관부터 전시 개최에 협력한 마리스 카카(Maris Cacka) 다우가우필스 시립 로스코 미술관 관장, 이네세 바라노브스카(Inese Baranovska) 장식예술·디자인미술관 관장, 이동규 주라트비아 한국대사 내외 등 주요 내빈들과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인 김정옥 도예가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외에도 라트비아의 주요 언론사와 잡지사, 유렵 문화예술계 인사, 관람객 등 300여명이 참석하는 등 한국도예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순회전을 통해 경기도의 위상을 높이고 우수한 우리 도자 예술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인류문화의 가장 기초가 되는 도자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도자문화 증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시 관련 자세한 내용은 한국도자재단 누리집 또는 경기도자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7월 라트비아와 경제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전 세계 혁신경제 강국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재단은 각국과의 ‘도자’를 통한 문화예술 교류를 추진해 경기도의 정책을 도울 계획이며 재단 경기도자미술관은 ‘한국 현대도예 순회전’의 다음 대상 국가로 폴란드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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