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부재에 은행권 혼란] 당국 뒷짐 속 가계빚 또 늘어…정부, 부랴부랴 추가 DSR 연내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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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10-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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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신용대출 '월 증가 폭', 2년 만에 가장 커

  • 당정, 긴급 '고위당정협의회' 개최

  • 'DSR 예외 축소' 등 추가 대책 필요성도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가 개최됐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가 개최됐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뒷짐을 지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이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나며 금융권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별다른 대책이 없는 은행권은 그동안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인상하는 등 임기응변식 대응만 해왔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당정은 부랴부랴 가산금리를 적용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연내 도입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선 'DSR 예외 축소' 등 더 강력한 대책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4조801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말(682조3294억원) 대비 2조4723억원 늘어난 수치다. 월 증가 폭으로는 2021년 10월(3조4380억원 증가) 이후 2년 만에 가장 컸다. 특히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2조2504억원(517조8588억원→520조1093억원) 불어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신용대출도 증가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1조762억원 줄었던 신용대출도 이달에 다시 5307억원 증가했다. 월말까지 큰 이변이 없는 한 5대 은행 신용대출도 2021년 11월(3059억원 증가) 이후 1년 11개월 만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뾰족한 수가 없는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높이며 대출 수요 억제에 나설 뿐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고 우리은행도 13일부터 같은 상품군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높였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변동금리 가산금리를 0.05%포인트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당정은 이날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을 연내 도입하기로 하는 등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고금리 시대 장기화에 대비해 변동금리 대출에 대해서는 DSR 산정 시 일정 수준 가산금리를 적용함으로써 원리금 상환 부담을 늘려 대출 한도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예컨대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금리 4.5%로 50년 만기 주담대로 돈을 빌릴 시(DSR 40%) 기존에는 4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해당 제도 도입 시 1%포인트가량 가산금리가 추가로 적용돼 3억4000만원으로 대출 금액이 줄어든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불붙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꺾기 위해선 더 강력한 대책 도입이 시급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서민 대출이라는 이유로 DSR 산정 대상에서 빠져 있는 전세자금대출 등을 추가로 DSR 적용 범주 안에 넣어야 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SR 제도 본래 취지인 '상환 능력 범위 내 대출' 원칙만 제대로 정착된다면 가계부채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가계대출 증가 시 DSR에 대한 다수 예외 적용은 대출 풍선효과 유발 수단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DSR 산정 시 예외 적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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