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구조 설계·감리 분리발주 공방 지속…건축법 개정안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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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3-10-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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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사진=대한건축사협회]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와 철근누락 사태 이후 건축사협회와 건축구조기술사회 간 책임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건축구조 설계·감리에서의 분리발주를 골자로 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양측의 갈등이 다시 한번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건축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발의된 '건축법 일부개정법률안'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해당 건축법 개정안은 건축물 설계 및 공사감리 시 건축구조기술사가 구조설계와 감리를 분리발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 건축사협회는 분리발주는 상호협력을 저해하고 업무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입장이다.

건축사협회 측은 "건축과 구조는 그 어느 분야보다 밀접한 상호 협력이 필요한 업무로 분리발주는 업무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책임범위가 모호해질 뿐만 아니라 발의된 개정 법안은 건축구조기술사에게 책임없는 권한만 부여하고 있다"며 "건축설계를 총괄하는 건축사에 대한 협력이 강제되지 않아 상호협력시스템의 붕괴를 촉진하고, 유기적인 협업이 어려워질 경우 건축물의 안전과 품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석정훈 건축사협회 회장은 "LH 사고를 비롯한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저가수주 경쟁, 전문인력 부족, 감리 독립성 결여 등의 종합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단순히 건축과 구조 업무만 분리하면 된다는 근시안적 접근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며 "이번에 발의된 분리발주 법안은 건축물 안전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건축 관계자 간 상호협력 시스템의 붕괴와 국민 부담만 가중시키는 반쪽짜리 법안"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건축구조기술사 수가 부족해 과도한 업무로 부실 발생 우려 크다고도 주장했다. 협회는 국내 건축구조기술사사무소가 680여 개로 1만6000여인 개인 건축사사무소의 약 2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건축구조기술사회 측은 건축사협회가 구조 안전을 확보할 권한은 주지 않으면서, 사고 발생 시에만 설계자로서 책임을 전가한다는 주장이다. 건축구조기술사회 관계자는 "건축물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방법은 분리발주를 통해 구조기술사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구조기술사들은 전체 설계비의 3%도 안 되는 금액으로 건축물 구조설계를 책임지고 있는데, 그러면서 사고가 발생하면 건축사협회는 현 시스템은 바꾸려 하지 않고 구조기술사에게 책임을 미루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체 설계비에서 현저히 낮은 비율을 구조설계 비용으로 주면서 안전한 설계에 대한 책임만 지우면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며 "분리발주를 통해 직접 발주처로부터 일감을 받아 정당한 대가를 받고 안전하게 설계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인력 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건축사무소가 하청을 주는 현행대로라면 구조설계 전문인력 부족이 해결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두 협회는 지난 4월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LH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 이후 책임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개정안을 발의한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측은 "붕괴사고 원인은 설계·시공·감리 전 과정에서 구조상 안전관리가 부실했기 때문"이라며 "건축구조기술사 역할이 건축사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지는 현행 체계로는 구조상 안전 전문성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건설 안전 이슈를 두고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와 대한건축사협회 간 책임 공방이 장기화하며, 두 단체 모두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비단 설계 부문에서 뿐만 아니라, 쪼개기 하청과 불투명한 공사비 계약 등 기존 체계대로라면 건설업계 인력 부족과 전문성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각 단체가 '이익 챙기기'보다는 건설업 안전을 위한 근본적 방향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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